한 번 사는 인생,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 필사#32(D+272)
오랜 연애 끝에 결혼했다. 사랑만 있으면 다 될 줄 알았다. 하지만 결혼은 생각보다 훨씬 ‘현실’에 가까웠다.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은 달콤하면서도 서툴렀고, 때로는 낯설었다.
의견이 부딪히면, 이유를 알 수 없는 막말 대잔치가 벌어졌다. 언어폭력의 주범은, 다름 아닌 나였다. 지금 돌아보면 그때 분개했던 이유는 이유 같지도 않다. 지나가던 개도 안 물어갈 쓸데없는 자존심이었다. 내 말이 옳음을 증명하고 싶은 마음이 진실보다 앞섰다.
“그때 미안했어.” 그 한마디를 하고 싶은데, 그는 이제 내 곁에 없다. 다정한 말, 용서를 구하는 말은 아끼지 말걸,
니체는 말했다.
“분개한 사람만큼 거짓말에 능한 사람은 없다.”
감정이 앞서면 말은 칼처럼 예리해지고, 상처는 말이 멈춘 뒤에도 오래 남는다. 그 시절의 우리는 같은 공간에 있었지만, 서로 다른 섬 위에 서 있었다.
말은 관계의 온도를 바꾼다. 차갑게 식히기도, 따뜻하게 덮어주기도 한다. 분노가 치밀면 입부터 다물기로 했다. 마음이 돌아올 틈을 주기 위해서다.
성경은 말한다.
“내 입술에 파수꾼을 세우소서.”
말이 나오는 문을 다스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제는 안다.
여전히 완벽하지 않지만, 하지만 이제는, 콩을 고르듯 신중히 마음을 잇는 언어를 고르려 한다.
오늘의 깨달음
말로도 때리지 마라.
말은 사람을 부드럽게 감싸줄 수도, 날카롭게 찌를 수도 있다. 진실한 말은 조용히 온기를 남기고, 분노의 말은 오래도록 냉기를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