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들려주는 소리
손끝에는 오래된 기억이 남아 있다.
연필을 쥐던 습관, 건반을 누르던 감각,
누군가의 손을 꼭 잡던 순간까지.
나는 그 작은 움직임 속에서
시간을 다시 만난다.
굳어진 마디마다 지나온 날들이 스며 있고,
굽은 손가락마다 놓치지 않은 사랑이 깃들어 있다.
손가락은 기억을 잊지 않는다.
잉크 냄새, 종이의 거칠음,
따뜻한 체온과 차가운 바람까지.
말로 전하지 못한 것들을
손끝은 오래도록 간직한다.
나는 오늘도 글을 쓰며 안다.
손가락의 기억이 나를 살리고,
내 삶을 이어주고 있다는 것을.
“손끝은 잊지 않는다, 내가 지나온 모든 시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