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가 몰락해야 문화가 살아난다

한 번 사는 인생,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 필사#77(D+318)

by 서강
이편은 저편을 먹고살며, 저편은 이편을 희생시켜 번영한다. 문화상의 모든 위대한 시대는 정치적으로는 몰락의 시기이다. -니체-
정치가 문화의 수준을 결정하는 게 아니라 그 나라의 문화가 정치의 수준을 결정한다. -김종원 작가-


한 줄의 기적: 나의 필사가 나라를 바꾼다

1988년 서울 올림픽 개막식. 텔레비전 앞에 앉아 굴렁쇠 소년이 달리는 장면을 넋을 잃고 바라봤다. 경기장은 함성으로 가득했고, 하늘엔 오색 폭죽이 터졌다. ‘우리나라도 참 대단하구나.’ 그 순간의 자부심은 가슴을 두드리며 오래 남았다.


하지만 몰랐다. 니체의 말을. “문화상의 모든 위대한 시대는 정치적으로는 몰락의 시기이다.” 화려한 불꽃놀이 너머, 문화가 정치보다 먼저 오고, 한 사람의 성장이 나라 전체를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문화가 먼저다

부산은 제2의 도시라 불리지만, 문화의 깊이는 서울과 간극이 있다. 영화관과 공연장이 있지만, 뮤지컬이나 미술 전시는 드물다. 사람들은 물이 낮은 곳으로 흐르듯, 문화가 풍성한 곳을 찾아 서울로 발걸음을 옮긴다.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영국 대영박물관. 그들의 경제적 번영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문화가 먼저였고, 경제가 뒤를 따랐다. (루브르는 1793년 혁명 직후 국민에게 개방되었고, 대영박물관은 1759년 무료 개방으로 시민 교양 확대에 기여했다.)


K-POP이 증명한 힘

김대중 대통령은 문화산업을 국가 전략으로 삼았다. 그 결실이 오늘날 K-POP이다. BTS가 빌보드 1위에 오르던 날, 전 세계가 한국을 주목했다. 몇 명의 가수 성과가 아니라, 문화 전체가 거둔 승리였다. 김종원 작가는 말한다. “정치가 문화를 결정하는 게 아니라 문화가 정치를 결정한다.” 문화는 씨앗이고, 정치는 열매다.


내 곁에 있는 보물

문득 내 삶을 돌아본다. 지금 사는 집 옆에는 국회도서관이 있고, 조금만 걸으면 현대미술관이 나온다. 그 보물을 곁에 두고도 무심히 지나쳐왔다. 나는 과연 얼마나 활용하고 있었을까.


나만의 문화생활 ― 필사

책을 읽고 밑줄을 긋고 내 생각을 적는다. 마음에 닿은 문장을 옮겨 쓴다. 그리고 그 문장을 바탕으로 글을 쓴다. 거창한 뮤지컬도, 화려한 공연도 필요 없다. 문화는 일상 속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

책 한 권, 글 한 줄, 생각 한 번. 이 모든 것이 내 안의 문화를 키워내는 뿌리가 된다.


나의 수준 = 나라의 수준

“체력이 국력”이라는 말이 있다. 나는 이렇게 덧붙이고 싶다. “문화 수준이 나라 수준이다.” 내가 책 한 권을 더 읽으면, 우리나라의 문화 수준이 조금 더 높아진다. 내가 글 한 줄을 더 쓰면, 우리 문학의 토양이 조금 더 비옥해진다. 내가 필사 한 페이지를 더 하면, 이 나라의 지적 수준이 조금 더 깊어진다. 개인의 성장이 국가 발전으로 이어지는 가장 확실한 길이다.


고전이 알려주는 길

플라톤은 『국가론』에서 철학자가 다스려야 이상국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제6권: 철학자가 다스리지 않는 한 국가는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구절이 있다.)

하지만 나는 생각한다. 모든 국민이 철학자가 된다면 어떨까. 괴테는 『파우스트』에서 끝없는 탐구 정신을 노래했다. (결말: “끊임없이 노력하는 자만이 구원받는다”는 대목이 있다.)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에서 인간을 “의미를 창조하는 존재”라 정의했다. (2부 <신들의 언어>: 인간은 허구와 신화를 공유하며 협력과 문명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한다.) 문화는 거대한 제도나 권력이 아니라, 우리 각자가 만들어내는 의미의 집합이다.


지금 시작하는 3단계 문화 만들기

1단계: 매일 10분 ― 한 줄 찾기

마음에 와닿는 문장을 손으로 필사하기

일상 사물을 3가지 비유로 표현해 보기


2단계: 주 3회 30분 ― 생각 덧붙이기

필사한 문장에 나만의 경험과 생각 이어 쓰기

완성된 글을 가족, 친구, 브런치에 공유하기


3단계: 매주 1회 ― 삶에 적용하기

한 주간 쓴 글을 다시 읽기

깨달음을 구체적 행동으로 옮기기

한 달에 한 번은 낯선 장르의 책 도전하기 (시, 역사, 과학 등)


오늘도 필사를 놓지 않는 이유

나는 오늘도 한 글자 한 글자 옮겨 쓰며 생각한다. 이 작은 실천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든다고. 내가 성장하면 사회도 성장한다고. 니체의 말처럼, 문화의 위대한 시대는 정치적 혼란기에 찾아올지 모른다. 그러나 혼란 속에서도 우리는 성장할 수 있다.


당신 책상 위에 놓인 그 책 한 권.

당신 손끝에서 피어나는 그 문장 한 줄.

그것이 바로 우리나라의 희망이다.

오늘도 당신만의 문화를 만들어가길.

그 작은 실천들이 모여, 결국 큰 기적을 만들어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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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사는 인생,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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