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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글 Jul 22. 2023

웃돈을 주더라도 내한 공연에 가는 이유

티켓팅은 힘들어



이번에 브루노 마스, 찰리 푸스, 샘 스미스, 포스트 말론, 라우브와 같은 국내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해외 팝 스타들이 내한 공연을 오게 되었습니다. 이미 공연을 마친 브루노 마스의 콘서트에는 엄청난 인파가 몰리며 뜨거운 반응을 보여주기도 했죠. 이 가수들의 노래 중 우리에게도 익숙한 것이 많을 거예요. 어떤 것을 들어도 자동으로 흥얼 거릴 수 있을 정도일 겁니다. 저 또한 이들의 노래를 즐겨 듣고 있어요. 사실 즐겨 듣는 정도가 아니라 좋아하는 팝 가수 중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예요. 


내한 공연 소식을 들었을 때, 저도 캘린더에 티켓팅 날짜를 적어놓고 수강 신청을 할 때처럼 네이비즘을 켠 후에 티켓이 오픈하는 시간에 맞추어 열심히 구매를 시도해봤어요. 하지만 손 빠른 사람이 얼마나 많던지 아쉽게도 죄다 티켓팅에 실패했죠. 그 당시에는 크게 낙담하지는 않았어요. 원래 콘서트에 가본 적도 없고, 그 전에 대학 축제나 어느 행사에서 연예인을 보아도 신나고 즐겁기는 한데, 엄청난 감흥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어서요. 


하지만 조금씩 시간이 지날 수록 아쉬운 마음이 커져갔어요. 이 가수들이 언제 또 내한 공연을 할 수 있을지 모르는 일이고, 더군다나 브루노 마스의 공연에서 최고의 경험을 했다는 사람들의 후기가 빗발쳤기 때문이에요. 저는 어느새 취소 티켓을 구하기 위해 예매 창을 몇 시간 동안 새로고침하고 있었어요. 가끔씩 풀리는 티켓도 누군가가 금방 가져가 도저히 구할 수가 없었죠. 제 시간도, 정신도, 그 곳에 몽땅 팔려 있었어요. 일에 도무지 집중에 되지 않았고, 무얼 하다가도 그 창을 열어 새로고침을 반복했어요. 


그러던 문득 제 삶이 잘못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게 되었어요. 취소표를 계속해서 바라보다가도 실패하면 좌절감이 밀려오고, 그냥 콘서트에 가지 말아야겠다 포기했다가도 또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이 생겨 창을 열게 됐죠. 이 루틴이 제 에너지를 앗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낀 순간, 해결책을 찾아야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웬만하면 포기를 했을 것도 같아요. 하지만 제가 정말 좋아하는 가수들의 몇 없을 내한이었기 때문에, 저는 그 경험에 조금 더 높은 가치를 매기기로 했어요. 그 것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영감, 행복, 감동 등의 오프라인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정들에 말이죠. 


그래서 중고 사이트에서 웃돈을 얹어 판매하고 있는 티켓을 구매하였습니다. 이 얘기를 들은 주변 사람들은 그 돈이 아깝다 라는 말을 해주기도 했어요. 하지만 저는 조금 얹어주는 그 웃돈이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그 것으로 인해 제 건강한 삶을 지키고, 행복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이번 일로 인해 보다 중요한 것은 삶의 리듬을 지키는 것, 좋은 경험들을 계속해서 해나가는 거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어요. 곧 다가 올 아름다운 경험을 통해 또 다른 새로운 자신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매크로를 통해 티켓을 대량 구매하고, 프리미엄 가격을 붙여 재판매하는 것은 정말 없어져야 될 행위입니다. 올해 2월 공연법 개정안이 본회를 통과했고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될 예정이라고 해요. 정말 공연을 보고 싶은 사람이 티켓을 구매할 수 있는 건강한 문화가 얼른 정책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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