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주간 정신이 없을 정도로 바빠 글 쓰는 일에 소홀해졌다. 글쓰기는 습관처럼 하루에 한 번씩은 어떤 종류가 되었든 하겠다고 다짐하였지만, 몰아치는 바쁜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밀려났다. 그러다 보니 머릿속 생각을 비우지 못해 머리가 터질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을 종종 받고 있었다. 지금은 무거워진 머리를 조금이라도 비우기 위해 무거운 몸을 가까스로 책상 앞에 옮길 수 있었다.
글을 쓰기 시작한 뒤로 글쓰기라는 행위는 생각보다 삶의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혼란스러운 생각을 정리하고 고민을 해결할 방법을 찾게 되며,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됨으로써 더욱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는 발판이 되었다.
바쁘게 지내던 지난 한 달간은 무슨 생각으로 살아냈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하루하루 밀려오는 일을 쳐내기 급급하며 모든 것이 끝난 뒤에야(사실 내일로 미뤄둔 것이다.) 기절하듯이 침대에 쓰러져 잠을 자곤 했다. 글쓰기는 습관처럼, 바쁘다면 스마트폰의 메모장에라도 적어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대중교통에서 쏟아지는 눈꺼풀을 이겨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머릿속이 복잡해져 멍을 때리는 일이 많아졌다. 너무 많은 생각에 휩싸여 어떠한 생각 한 줄기도 잘 정리가 되지 않았다. 한쪽 끝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뒤엉켜 있는 매듭에서 길을 잃고 마는 것이었다. 그렇게 엉키고 엉킨 생각의 실타래들은 거대한 뭉치가 되어 이리저리 통통 튕겨 다니며 두통을 유발했다. 자연스럽게 웃음을 잃어갔고 자신감도 많이 떨어졌다. 내가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의문만 엉키지 않고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그러므로 나를 위해 글쓰기를 스스로 처방한다. 지금 이 글을 적는 순간에도 뒤엉켜있던 실들이 조금씩 풀려가는 것을 느낀다. 한 줄 한 줄 꺼내 문장으로 적어나가니 머리가 조금씩 가벼워지는 기분이다. 이 쉽고 간편한 걸 왜 이제야 알게 된 걸까. 아무리 바쁘고 정신이 없다 하더라도 머릿속은 말끔히 비우고 잠에 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밤새 돌아다니는 생각의 실뭉치가 온전한 휴식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이는 정말 간단하고 명료한 규칙이다. 머릿속을 비우면 편안해진다. 그것은 글쓰기로 쉽게 시작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