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N

2013. 9 - 2025. 7

by 서행하



녹아내릴 듯 뜨거운 한여름 속, 얼음 가득 띄운

루이보스 차 같았던

한 치 앞도 볼 수 없게 쏟아지는 폭우 속 작은

우산 같았던

거대한 땅덩어리 속 먼지 뭉치 같았던 나를

귀하게 보듬어줬던

유일한 친구였던,

유일한 언니였던,

유일한 이웃이었던,


나의 유일한 이었던.


유일하고

유정한데, 왜

무정했니


더없이 투명하고 맑은 여름이

내게 물었다.


울 수 없는데, 줄 수 없는데

볼 수 없는데, 갈 수도 없는데


왜 항상 없기만 하니

이제 진짜

없잖아.


바다 건너 먼 땅에도

이제 내 유일한은 없다.


거리의 능소화가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그저 해맑게 눈이부신 2025년 여름

그 찬란함에 묻혀버린 2013년 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