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파란 하늘을 데리고 새해는 왔습니다
25. 1. 9 thu.
매서운 한파가 몰아닥쳤지만 새파란 하늘은 맑기만 하네요. 집에 가면서 콧노래가 절로 흥얼거리는 걸 보니 행복한가 봅니다.
하루를 행복하게 보내려면
매일 산책을 하고
집을 정갈하게 청소하고
몸을 깨끗이 하라고 합니다.
전 오늘 집에 가서 구석구석 먼지도 훔치고,
염색하고 샤워도 했어요. 오랜만에 손톱정리도 말끔히 했어요. 훨씬 예뻐졌네요.
곱게 단장하고 사진관 가서 개명 후 새 신분증에 넣을 사진도 찍었습니다.
어제 병원에 갔더니 개명된 이름으로 등록되어 있더라고요. 신기했어요. 그래서 그동안 차일피일 미루던 새 신분증을 서둘러 만들려고요.
행복이란 거창한 게 아니란 거 다 아시죠? 팸분들 모두 곁에 있는 행복 잘 알아차리시고 누리시기 바라요.
태안에 여행 간 아들이 태안 저녁놀을 담아 보내왔네요~♡
25. 1. 8 wed.
두 볼을 꽁꽁 얼게 하는 추위네요.
아들이 오늘 친구들과 태안으로 여행을 갔는데, 아침밥도 차려주고 날도 너무 춥고 대설특보도 있고 해서 옷이라도 단단히 입혀 보내고 싶어서 어제 처음 집에서 잤어요.
집에서 잔 건 엄마가 다치시고 한 달여만에 처음이네요. 동생과 함께 엄마 눕히고 나면 이후로는 아침에 깨서 일으키기 전까지는 혼자서도 케어가 가능해요.
피곤했는지 낮에 요양샘 계시는 동안 단잠을 잤어요. 몸은 좀 피곤해도 마음은 행복 충만입니다.
"마음의 봄날을 꿈꾼다면
살기 싫은 이유를 찾지 말고
살고 싶은 이유를 찾자
마음의 행복을 꿈꾼다면
힘든 이유를 찾지 말고
벗어날 이유를 찾자"
어디선가 본 글을 메모해 둔 건데, 혹여 지금 삶이 지치고 힘들다면 한 번 새겨봐도 좋은 말인 거 같아요.
행복 충전 만땅하시고 쉼이 되는 저녁시간 보내셔요.
사진은 눈 내린 날 영모제 고택 모습이에요. 흰 눈이 덮인 한옥의 미가 돋보이죠?
25. 1. 6 mon.
요양샘과 동생이 엄마 돌보는 동안 집에 와서 밀린 빨래 두 차례 돌리고 서둘러 일기 쓰고 있어요. 곧 돌아갈 시간입니다.
틈새 시간에 본 글인데 삶을 좀 더 다부지게 만들어줄 좋은 말들 같아서 공유합니다. 일부분 제 맘에 맞게 조금 수정했어요.
"강해져라. 그 누구도 널 망가트리지 못하도록.
냉정해져라. 아닌 건 후회 없이 쳐낼 수 있도록.
겸손해져라. 가진 자의 여유이니.
어울려 살아라. 인생은 함께 사는 것이니.
베풀며 살아라. 나중에 다 돌아올 테니.
나에게 좋은 사람이 돼주어라. 그래야 남에게도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으니.
독해져라. 그 누구도 너에게 상처 주지 못하도록.
지혜로워져라. 스스로 널 지켜낼 수 있도록.
울지 마라. 누구나 널 쉽게 볼 수 없도록.
감사해라. 누리고 있는 그 모든 것들에.
마음을 넓게 가져라. 진심으로 용서할 수 있도록.
배워라. 누가 널 만만하게 보지 못하게.
잘 웃어라. 웃어야 네가 행복할 테니.
비웃지 마라. 언젠가 나도 같은 입장이 될 수 있으니."
사진은 어제 아무도 밟지 않은 고운 눈카펫을 조심스럽게 밟아보는 컷이에요 ㅎ
이제 서둘러 엄마한테 돌아갑니다. 행복한 저녁 시간 보내세요~
25. 1. 5 sun.
아침에 깨니 사뿐사뿐
눈이 참 예쁘게 내리고 있었어요.
엄마 깨시기 전에 잠시
행복 한 줌 주우러 나갔다 왔습니다.
아무도 밟지 않아
보송하게 고운 눈 카펫은
차마 밟기도 미안하네요.
마냥 행복해하기도 조심스러운 때이지만
저는 오늘 아침
그렇게 행복 한 줌을 내 안에 담아 왔습니다.
25. 1. 4 sat.
동생과 제가 십여 년 넘게 엄마 병간호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주변에서 칭찬을 많이 해주십니다. 누군가는 사랑 없이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라고도 하십니다.
맞아요. 사랑 없이는 진실할 수도 없고, 지속하기도 쉽지 않지요. 그런데 아프시기 전보다 아프신 이후 모시게 되면서 사랑이 더 생겨나기도 하고 더 커지기도 하는 걸 느껴요.
흔히들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을 많이 하지만 때론 가족 중에 아픈 사람이 있으면 그 환자를 중심으로 더 자주 모이고 빈번하게 교류하게 되면서 형제간에 우애도 더 끈끈해지는 거 같아요.
엄마가 아프시기 전에는 다들 독립적으로 지내다 명절이나 생신 때만 만났는데, 아프신 뒤로 더 자주 왕래하다 보니 정도 커지게 되네요.
나 혼자만 좋다고 행복이 아니고 서로 사랑과 정을 나눌 때 비로소 살아가는 행복이 피어나는 것 같아요.
집에 다녀오는데 멀리 하늘과 엄마네 아파트가 놀에 반사되어 아름다워 보이네요.
25. 1.1 wed.
구름 한 점 없는 새파란 하늘을 데리고
새해는 왔습니다
무한 천공에 홀로 이글거리는 해를 데리고
코끝 쨍한 겨울바람을 데리고 왔습니다
쪼롱쪼롱 깍깍깍
새들 노래합니다
갓난아기는 울음으로 말하고
개들은 허공을 짓습니다
새해가 왔다고
'새해가 왔습니다' - 이경림의 시 중 몇 소절을 가져왔어요.
다들 이 모습 저 모습으로 새해를 맞고 있네요.
어찌할 도리 없는 엄마와 동생 그리고 나는
그저 떡국 한 그릇으로 새해를 엽니다.
한 시인분(문재규 님)은 이경림의 시로 새해를 여시고 제게 공유하며 새해 인사를 전해주십니다.
늦었지만 겨울 산턱에 걸쳐있는 새해 첫 해를 마중 나왔습니다. 조금 있음 배웅할 때가 다가오네요.
지난해는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히팸분들과 연이 되어 하루하루 인사 나누며 소중한 정을 나누었습니다. 따뜻한 위로도 보내주시고 응원도 많이 받았습니다. 감사했습니다. 새해에도 서로에게 힘이 되는 우정 이어 나가요.
새해 건강하시고 복은 덤으로 챙기셔요.
24. 12.30 mon.
어느새 세밑이 코앞이네요. 매년 어머님이 오셔서 함께 송년과 새해맞이를 함께 했는데 올해는 엄마 사고로 여의치 않아 남편만 어머님댁에 가서 새해를 보내게 되었어요.
오늘이 2024년 올해, 남편과의 마지막 날이 됩니다.
오늘 아침 김어준이
'지금 대한민국이 무척 아픕니다.'
라고 말하는데 가슴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남편과 망년회 시간을 가지면서 좋았던 추억도 많이 나눴지만 어제의 큰 사고(무안공항 여객기 사고)로 무겁고 안타까운 마음도 함께 나누었습니다.
제가 코냑 같은 양주를 좋아하는데 마침 비어와 위스키 한 잔을 곁들인 메뉴가 있어 두 차례 연이어 주문했더니 주인이 오셔서 위스키 한 잔을 서비스로 주시네요. 푸근한 정을 한 잔 받는 기분이었어요.
테이블 위에 놓인 위스키 한 잔을 보니 영화 '소공녀'가 떠올랐어요. 집도 없이 떠도는 신세가 되었지만 푼돈 아껴 위스키 한 잔을 사 마시며 고된 삶에 위로를 삼는 한 여인 이야기예요. 척박한 상황에서 오로지 그녀에게 위안이 돼주는 건 잔에 4000원 하는 위스키 한 잔이었어요. 그나마도 해가 바뀌면서 천 원이 올랐네요. 창밖엔 눈이 내리기 시작하고 여인은 물끄러미 내리는 눈을 올려다봅니다.
남편과 같이 재밌게 본 영화라 서로 공감을 나눴어요.
('히로인스'라는 운동앱에 올린 일기글을 추려서 5~7편씩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기에서 지칭하는 히팸은 히로인스 가족을 의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