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지

by 이레재

나는 의지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동기부여가 되는 것. 자유함 속에서 그것을 이루어 내려고 노력하는 것. 그러나 의지는 때로 꺾인다. 아무리 단단한 마음도, 반복되는 실패와 외부의 냉소 앞에서는 흔들리기 마련이니까. 우리의 의지는 생각보다 자주 무너지고, 피곤과 무기력, 외로움, 자기비난 앞에서 조용히 고개를 숙인다.


나는 연약하다.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날이 더 많았고, 믿었던 자신에게 실망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점점 알게 되었다. 진짜 의지는 나의 결심이나 열정보다 더 큰 어떤 것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나의 의지는 모두 신앙 안에서 자랐다. 내가 원하는 길이 아니라,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길을 따라가려는 마음. 그것은 단순한 ‘하고 싶은’ 마음이 아니라, ‘해야만 하는’ 사랑의 순종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았다. 때로는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가는대로 따라야 한다는 것을. 나는 나의 의지를 다해 선택하고, 또 그 선택을 내려놓는다. 때로는 기도가 막히고,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범위에서의 합리적인 이성 그리고 영혼이 한없이 무너질 때도 있다. 돌아보면, 내가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를 깨닫는데 내 인생의 전부를 소진했는지도 모른다. 일어설 의지. 순종할 의지. 나의 뜻을 내려놓고, ‘주님, 당신의 뜻이라면 기꺼이 따르겠습니다’라고 고백할 수 있을 때, 나의 의지는 흔들려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힘이 생겼다.


하지만 나에게 의지는 부서져도,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마치 봄눈처럼, 한 번 녹았다가도 다시 쌓인다. 이 길이 아니라면, 다시 새롭게 해보자는 마음. 아직 끝이 아니라는 생각. 그 아주 작은 불씨가 다시 피어오를 때, 또 한 번 발걸음을 뗀다. 의지는 대단한 각오가 아닌 오늘도 잘 버티기로 마음먹는 것. 내 삶을 내가 살아가겠다는 조용한 선언. 나는 이제 안다. 의지는 무너지지 않는 마음이 아니라, 무너져도 다시 일어서는 마음이라는 걸. 흔들려도 괜찮다. 중요한 건, 내 안에 여전히 ‘하고자 하는 마음’이 살아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마음은 나를 앞으로 조금씩이라도, 계속 나아가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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