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신은 신발

by 서히

신발을 벗어 두고 밑창을 바라봅니다.
오른쪽 뒷굽이 왼쪽보다 훨씬 깊게 닳아 있습니다.
매일 같은 길을 걸었다고 생각했지만,
무게는 늘 오른쪽에 더 실려 있었던 모양입니다.


의식하지 못한 채 반복해 온 걸음의 습관과
균형을 잃은 순간들이
이 검은 고무 위에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말없이, 정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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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히(徐熙). 끝난 줄 알았지만 사라지지 않은 것들을 기록하는 예술가. The Residue Collector &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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