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함은 어떻게 예술이 되는가

‘모름’과 ‘흔들림’이 여는 새로운 가능성

by 서히

우리는 보통 불확실함을 피해야 할 상태로 여긴다.
알 수 없다는 것, 예측할 수 없다는 것, 방향이 분명하지 않다는 것은
불안과 실패의 징후처럼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작업을 지속하며 나는 점점 다르게 느끼게 되었다.
불확실함은 예술의 바깥이 아니라,
오히려 예술이 시작되는 자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모른다’는 감각에서 손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확신이 있을 때는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반복하기 쉽다.
형태도, 방식도, 결과도
어느 정도 예상 가능한 범위 안에 머문다.


반대로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을 때,
무엇을 그릴지 알 수 없을 때,
다음 선이 어디로 갈지 모를 때
손은 가장 예민해진다.


‘모른다’는 감각은
멈춤이 아니라 주의 깊은 상태다.
예술은 이 예민함에서 움직이기 시작한다.


불확실함은 실패가 아니라 열려 있는 상태다

작업 중 만나는 불확실함은
종종 실수처럼 보인다.
의도와 다른 흔적,
계획에 없던 번짐,
설명할 수 없는 여백.

그러나 그 지점들은
결과를 망치는 요소라기보다
가능성을 여는 틈에 가깝다.

이미 정해진 답이 없기 때문에
다른 선택이 가능해지고,
새로운 방향이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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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히(徐熙). 끝난 줄 알았지만 사라지지 않은 것들을 기록하는 예술가. The Residue Collector & Art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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