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떠났다.
편지 한 장과 꼭 돌아올 거라는 말을 남긴 채
그렇게 벌써 3년이 흘렀다.
처음 1년째는 네가 잘 있을 거라고,
꼭 돌아올 거라는 믿음으로 버텼다.
다음 1년은 걱정으로 지새웠다.
혹시나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아픈 건 아닌지. 다친 건 아닌지.
그리고 1년은 무덤덤하게 흘러갔다.
이젠 기다리는 것도
걱정하는 것도
모든 것이 다 익숙해졌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그 옛말 하나만 생각한 채로.
오늘 드디어 너에게서 연락이 왔다.
떠날 때처럼 편지 한 장이 왔다.
미안하다는 말을 남긴 채.
그래서 나도 이렇게 편지를 쓴다.
미안하지 않아도 된다고.
네가 나 없이도 잘 살 수 있어
나는 이제 마음 놓고 눈감을 수 있다고.
몸 건강히. 잘 지내. 안녕.
2016. 09.30. #씀 ⓒ hanna 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