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비를 맞아도 좋다
비 오는 날 길가에 핀 꽃들에
세상의 따뜻한 시선이 그립다
꽃들은 아름다운 마지막 모습을 지켜내기 위해
마지막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찬비를 맞아도 한숨 쉬지 않으려 애써 웃어본다
목숨이 다하는 그날까지
최선으로 살아보려는 마음은
비를 맞으면서도 스스로 초라해지지 않는다
간드러진 빗줄기가 꽃잎 위에 떨어지자
시들어가는 생명과 시들어가는 마음은
목숨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빗줄기에 물어가며
아름다웠던 시절의 기억으로 버티어 간다
작아지는 세상의 시선보다
작아지는 생의 시간이 더욱 차갑다
잠시 멈추어 내리는 비를 꽃과 함께 맞으며
꽃이 이야기를 한참 들어준다
가끔은 비를 맞아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