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애상
얼어가는 시간 속에 함께 얼어간 마음을
아랫목에 살짝 손을 넣어 잠시 녹여본다
팍팍한 시골 살림살이 안으로 침입한
반갑지 않은 차가운 미소의 손님은
안방 자리까지 위협하지만
아랫목에서 잠시 따뜻한 위로를 받으며
나와 함께 봄을 맞이할 꿈을 꾼다
차마 사랑한다 전하지 못한 꽃들의 한을
차가운 땅 속에 묻어둔 김장 김치 마냥 가두고
미리 피어날 봄날의 꽃들에 세상의 따뜻한 인심이
그리 야박하지 않다 전한다
따뜻함이 잊힌 세상에 우두커니 서서
땅 속에 묻어둔 네 꽃씨가 궁금해서
언젠가 세상 밖으로 나올 네 꿈이 궁금해서
살짝 들추어보려는데
아직은 아니라며 차가운 겨울바람이 고개를 젓는다
잠시 그려본 하루 밤의 꿈처럼
겨울의 차갑던 시절은
모든 것을 앗아가는 도둑처럼
그렇게 새하얗게 날밤 지새우다
조용히 울며 눈물방울 하나 장독대에 두고 간다
저 멀리 마을 앞산 개울에서
나의 봄이 언제 올까 망보며
겨울날 훔쳐갔던 나의 따뜻한 시절을
봄에 다시 돌려주려고
동백꽃 한 송이 들고 찾아온 차가운 손님을
아랫목에서 나와 장독대에서 두 손으로 맞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