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단에서 선포되는 정치 이야기
알림을 끄며 시작된 정서적 단절
수시로 울려대던 교회 단톡방 알림을 조용히 꺼둔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매일같이 스마트폰 화면을 채우는 것은 자극적인 빨간색 굵은 글씨가 박힌 정치 유튜브 링크들이었다. 특정 정치인을 향한 맹렬한 저주,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과 가짜 뉴스들. 그 거친 선동의 언어들은 언제나 “나라를 위해 기도 부탁드립니다”라는 거룩한 포장지를 덮어쓴 채 공유되었다.
처음에는 상식적인 반론을 제기하고 싶었다. 하지만 ‘아멘’으로 화답하는 맹신의 물결 앞에서 내 논리는 한낱 불신앙의 징표로 취급될 뿐이었다. 단톡방을 조용히 나가는 것조차 사상을 의심받을까 눈치가 보여, 나는 그저 알림을 끄고 화면을 덮는 쪽을 택했다. 단순한 회피가 아니었다. 그것은 우리가 그토록 사랑했던 신앙 공동체와 맺는 서늘한 이별의 전조였다.
광화문으로 간 아이들
어느 주일, 마이크를 잡은 목사님은 특정 정치 후보의 이름을 호명하며 단호하게 선포했다.
“저들을 지지하는 것은 곧 하나님을 대적하는 일입니다!”
예배당 곳곳에서 박수와 거친 아멘 소리가 터져 나왔다. 광화문 태극기 집회에 초등학생 아이들마저 동원되던 그 기이한 열광의 공기 속에서, 나는 차마 고개를 들지 못한 채 무릎 위에 펼쳐진 성경책만 멍하니 내려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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