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는 것은 나의 하루를 꺼내어놓는 동시에 나를 이상으로 나아가게 하는 길잡이 같은 것이었다. 그 안에서 나는 위안을 얻고, 방향을 찾고, 숨을 쉬었으며, 꿈을 꾸었다. 그래서 브런치도 시작을 했었는데...
지금 같은 날들을 보내며 글을 쓰는 게 두렵다. 기름이 유출된 바다가 떠올랐다. 지금의 나는 잔뜩 기름 덮인 바다 같다. 예상 못한 사고로 푸르게 철썩이던 꿈들은 시커먼 기름에 범벅이 되어버렸다. 주변에 있는 생명을 시들게 하고, 숨막히게 한다. 이 기간이 길어지니 내가 바다였는지 기름이었는지도 모를 만큼 속이 시커멓게 상했다.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따스한 생각을 한지가 언제였나. 좋은 글을 쓰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했다. 지금 나의 삶이 혼돈의 엉망진창에 빠져 있고, 쓰레기 같은 나의 모습을 보아서.
검은 기름을 말끔히 걷어줄 이는 없다. 혹은 누군가 안타까워 왔다가 물러났을지도. 묵묵히 닦아주고 있는데 이미 찌들어 알아채지 못했을 수도 있다. 그래도 결국에는 나 스스로의 몫. 시간의 흐름 속에서 정화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