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새로움으로

by 서이은

이번 발령은 얼떨떨했다. 근무지는 만기였고, 늘 근무하기를 꿈꿔왔던 지역으로 인사 내신을 쓰기는 했었다. 그랬지만 당연히 안될 것으로 생각하고, 근처로 인사이동이 날 것이라 예상하며 마음 속으로 새로운 한 해를 그리는 중이었다.


2월 초에 지인들의 연락이 먼저 도착했다. 문을 닫고 전입한 나의 인사이동은 그렇게 확인되었다.

스물셋 첫 발령 때부터 가고 싶었던 지역으로 곧 마흔이 되어서야 전입했다.


첫 발령지에서 8년, 그리고 두 번째 지역에서 8년, 이번에 옮기게 된 지역에서도 아마 8년을 보내게 될 것이다. 꿈 많던 20대의 열정 어린 8년을 지나, 30대의 잃어버린 것만 같은 8년을 지나, 다시 보내게 될 40 전후 8년의 삶. 순식간에 흘러버린 세월과 나이를 뭉텅이로 실감하게 된다.


예전이었다면 환호하며 기쁨에 차올랐을 것 같은데, 흘러흘러 오니 덤덤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시간은 내 삶에서 결과를 바꾸기도 했고, 득과 실을 전복시키기도 했다. 지나온 뒤에 보면 새옹지마, 전화위복을 실감한 일들도 있었고.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던 일이 마냥 좋은 일만은 아니었고, 나쁜 일이라고 생각했던 일도 마냥 나쁘지만은 않았다.

그래서 그저 겸허히 인생의 흐름대로 흘러가려 한다. (그래도 가끔 분노가 올라오지만;; 인생의 뜻을 헤아리지 못한 나의 부족함이려니 한다.)


중년;;이 되어가는 중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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