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불확실성의 시대! 우리는, 우리 자녀들은 어떻게 하나

어떻게 가야 하며, 자녀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가

by 남서진

우리는 지금 단순한 기술 발전을 넘어, 스스로 목표를 수행하는 에이전틱 AI가 등장하며 화이트칼라 업무의 절반이 자동화될 수 있는 변곡점에 서 있다. 조직 내에서는 채용 기준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성과 평가 시스템을 어떻게 재설계해야 하는지, 조직의 미래 인재상을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 고민이 될테다. 거꾸로 그런 조직에 들어가고자 하는 이들과 그들을 양육하는 부모로서 경험하는 불안은 더 할듯하다. 그 불안과 맞닿은 질문들을 정면으로 마주해본다.


효율의 시대가 끝났다 — 이제 무엇이 남는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논리력과 분석력이 뛰어난 인재가 조직에서 가장 각광받았지만 이미 그 영역은 AI가 인간을 압도하고 있다. 검색, 계산, 번역, 데이터 분석, 코드 작성, 심지어 전략 보고서까지 AI는 이제 '중간 수준의 인재'가 하루 종일 걸려 하는 일을 수 분 안에 처리한다.

그 결과는 무섭게 냉혹하다. Indeed의 소프트웨어 개발직 채용 공고는 2022년 대비 2025년까지 71% 하락했다. 미국 15대 빅테크 기업의 신입 채용은 2019년 대비 55% 급감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최근 컴퓨터 사이언스 전공 졸업생 실업률이 6~7%대로, 미술사(3%)나 영문학(4.6%) 전공자보다 높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일부 직군만의 문제가 아니다. 어중간한 능력은 AI가 완벽히 대체하는 슈퍼스타 경제 시스템이 도래했다는 신호다. 잔인하나 솔직하게 말하자면 지금 조직에서 '평균적으로 일 잘하는 사람'의 자리는 앞으로 5년 안에 가장 먼저 흔들릴 것이라는 예고다. 우리 모두 외면하고 싶지만 예측가능한 현실이 되어버렸다. 효율조차 기계에게 내어준 지금, 인간의 가치는 어디서 증명되어야 하는가.


역설: 가장 기술적인 회사가 '인문학'을 채용한다

아주 희미하게라도 답이될만한 빛 한줄기를 예상치 못한 곳에서 잡아본다. 중국의 AI 스타트업 DeepSeek은 ChatGPT에 필적하는 모델을 훨씬 적은 비용으로 개발해 실리콘밸리를 뒤흔들었다. 이 회사는 인재를 뽑는 독특한 방식을 가지고 있다. CEO 량원펑은 분야기술 전문 전공자 일변도의 채용을 거부하고, 문학·역사·사회과학 전공의 인문학 졸업생을 의도적으로 채용한다. 그는 “오랜 경력보다 핵심 역량, 창의적 마인드셋, 그리고 일에 대한 열정이 내가 가장 중시하는 자질”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DeepSeek의 AI 응답에서 느껴지는 '인간적인 뉘앙스'는 중국어·문학 전공 졸업생들이 학습 데이터를 정교하게 큐레이션한 결과라고 한다. 이들은 역사, 문화, 문학에 관한 방대한 가상 라이브러리를 구축하며 AI에 인간적 감수성을 불어넣는다. 조직은 언제나 말하지 않은 것을 따른다. 가장 첨단 기술 기업조차 결국 인간적 통찰 없이는 '뛰어난 AI'를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

NVIDIA CEO 젠슨 황은 더 직접적으로 선언했다. "AI 때문에 직업을 잃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AI를 쓰는 사람에게 직업을 빼앗길 것이다."

구글에 오래 몸담았던 황성현 교수(가천대)도 인사 관리 시스템 역시 근본적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주관적 서술형 피드백에서 벗어나 AI가 처리하기 용이한 데이터 중심의 객관적 방식으로 전환되어야 조직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고. 미래의 HR은 단순 행정을 넘어, AI 에이전트를 관리하고 기술과 인간의 가치를 연결하는 전략적 컨트롤 타워가 되어야 한다고 말이다.


개인과 조직의 과제 : 지금 당장 길러야 할 세 가지 역량


첫째, AI를 '대체재'가 아닌 '협업 파트너'로 삼는 실행력

뇌과학자 김대식 교수(KAIST)의 추천은 AI를 머리로만 이해하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바이브 코딩으로 나만의 정보 수집 앱을 직접 만들어보고, 복잡한 업무 지시를 AI에게 내려보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추천한다. 마치 자전거를 배울 때, 설명서를 읽어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직접 타고 넘어져봐야 몸이 기억하는 것 처럼 말이다.

이것은 자녀 교육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10대와 20대에게 억지로 스펙을 맞추게 하기보다, 본인이 진정으로 원하고 잘할 수 있는 분야에서 AI를 레버리지 삼아 압도적인 내공을 쌓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AI가 수만 개의 훌륭한 결과물을 쏟아내는 시대라도, 그 중 가장 가치 있는 것을 최종 선택하고 책임지는 것은 결국 인간의 '안목'이다.


둘째, 진정한 창조력과 통합력 — 결과에 책임지는 리더십

진단은 명료하다. AI가 아직 침범하지 못한 영역은 두 가지다. 없던 것을 만들어내는 진정한 창조력, 그리고 여러 해법 중 최적안을 골라내고 그 결과에 책임지는 통합력(리더십)이다. 분석은 AI가 하고, 판단은 인간이 한다. 그러나 그 판단이 '옳은 판단'이 되려면 인문학적 사유와 윤리적 나침반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조직의 리더들은 같이 고민해보자. 우리가 맡은 조직에서 지금 가장 부족한 것이 '분석 능력'인가, 아니면 '방향을 정하는 판단력'인가.


셋째, '옳은 실패'를 경험하는 용기

에이미 에드먼슨(Amy Edmondson, 심리적 안전감 주장) 교수가 강조하듯, 실패는 성공의 반대편이 아니라 성장의 과정이다. 배움은 머리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배움은 용기에서 시작된다. 완벽함을 추구하며 미루는 것은 AI 시대에 가장 위험한 습관이다.

예를 들어 자본 소득이 노동 소득을 넘어서는 시대에 투자를 학습하는 것은 사치가 아니라 생존 교육이 될 수 있다. 자녀들에게 소액의 ETF 투자를 직접 경험하게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 될 수 있다. 10~15년간 자산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몸으로 느끼는 것은 교실에서 배울 수 없는 기다림의 근육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 세대를 위한 설계 : 우리 자녀들에게 남겨야 할 것

'미투(우리 아이도)식 교육'을 바꿔보자. 남들이 다 간다는 이유로, 사회가 요구한다는 이유로 선택한 전공과 직업은 AI 시대에 가장 먼저 흔들려 버릴 수 있다. 가장 대체되기 쉽기 때문이다. 김대식 교수가 추천하듯 자녀가 진정으로 빠져드는 분야에서 상위 10%가 되도록 이끄는 것이 그것이 슈퍼스타 경제에서 똑똑하게 살아남는 전략이 될지도 모르겠다. 아주 니치한 분야라도 ‘거기 인기있대’ 정보에 오픈런하는 방식 보다 나을 것 같다.

자본의 언어를 가르쳐보자. AGI 시대에는 노동의 가치가 하락하고 데이터를 비롯한 자본의 가치가 크게 상승한다고 한다. 우리가 경험한 급격한 불안을 회피해주기 위해 차근히 경제개념과 투자연습을 다각도로 시켜주어 연습할 수 있도록 해보자.

자유롭고 인간다운 경험을 충분히 누리게 하자. 역설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이것이 가장 중요한 대비책일 수 있다. 미래에는 AI가 건강과 안전을 이유로 치킨 한 조각조차 통제하는 시대가 올지 모른다. AI가 모든 것을 최적화하기 전, 지금 이 10년 동안 버킷리스트를 실천하고, 실패도 해보고, 망가져도 보는 경험이 쌓여야 하지 않을까. 기계는 최적화할 수 있지만, 배려하고 공감하며 삶의 의미를 찾는 일은 할 수 없다. 그 '인간다움'이 결국 AI가 대체할 수 없는 마지막 경쟁력이지 않을까.


파도는 무섭지만 타는 법을 배워보자!

모든 위대한 변화는 한 사람의 결심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지금 효율의 시대에서 존재의 시대로 건너가고 있다. 막연한 긍정론에 기대기보다 한걸음 뗄 준비를 해보자. 사고가 날 확률이 낮아도 안전벨트를 매듯,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고려한 Plan B, Plan C를 준비해보는 것이다. 동시에 AI라는 거대한 파도를 두려워하며 해변에 서 있어서도 안 될 것 같다. 그럼에도 지금 나서지 않으면 적응도 '없는 일'이 될 것이다. 우리 자녀들이, 그리고 우리가 이끄는 조직의 구성원들이 그 파도를 여유롭게 타는 서퍼가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누구인지 묻는 인문학적 사유, 기꺼이 실패하는 용기, 그리고 AI를 자신의 무기로 삼는 실행력! 그 시작을 해 볼 때 인듯 하다.





[ 참고자료 ]

기업이 찾는 인재개념이 바뀌고 있다 : 황성현 교수 https://www.youtube.com/watch?v=F2-uO18HMYA&t=143s

일해서 돈버는 시대는 끝났다 : 김대식 교수 https://www.youtube.com/watch?v=512LLypVJfQ&t=3610s

AGI 시대, 이런 인간이 살아남는다 : 김대식 교수 https://www.youtube.com/watch?v=89rQSoPFd7M&t=747s

2025~2026년 컴퓨터 사이언스 및 AI 노동시장 데이터(Indeed, New York Fed, Oxford Economics)

DeepSeek의 채용 사례


매거진의 이전글점점 작아지는 조직, 달라지는 문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