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

by 괜찮은사람

엄마는 치킨은 좋아해도 삼계탕은 싫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우리 집 삼계탕은 흐물거리고 어딘가 밍밍하고 퍽퍽했다.

소금과 후추를 잔뜩 찍지 않으면 먹기 힘들 정도로.

그나마 닭육수로 만든 찹쌀죽은 먹을 만했다.




'생각보다 미끌 거리네.'


그런데 지금 내 손에는 매끈한 생닭이 있다.

상세 페이지에서 본 닭은 매끈했는데

묘하게 오돌토돌하고 머리와 꼬리 부분이 도드라졌다.


유튜브에서 본 대로 대강 목, 꼬리에 기름기를 손질(거의 쥐어뜯음) 후

작은 냄비에 물과 함께 닭을 욱여넣었다. 반만 몸이 잠긴 닭이


'어이, 여긴 너무 얕잖아?

몸이 다 담기지 않는다고!'


라고 소리치는 것 같았다.

에어비앤비에서 '백숙'은 예상하기 힘든 요리지. 그럼.


나무 같은 게 잔뜩 든 티백과 마늘과 파를 털어 넣자

수면 위로 올라온 닭의 등이 추워 보여 냄비 뚜껑을 살포시 닫았다.




약 40분의 기다림 끝에 국물을 한 숟갈 뜨자.

마치 CF속의 그녀처럼 탄성이 나왔다.


국물은 아무 간을 하지 않아도 깊고 따뜻했고

닭고기는 '더 익혔어야 했나' 싶을 정도로 쫄깃했다.


엉망진창, 되는대로 작은 냄비에 구겨 넣었지만

'괜찮아, 이정도면 잘했어'라고 말하는 듯한 맛에

괜히 가슴이 뜨거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