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하신 곳에 앉으세요."
어느 식당에 가도 반겨주었던 저 말은 나를 안심시키고 쉬게 해 주었다. 물기 1도 없는 뽀송하고 삭막한 도시에서는 입구에서 '몇 분이세요?'라는 말에 손가락 하나를 펴 보이며 '한 명이요'라고 얘기하고 입구도 내부도 아닌 곳에 파킹되어 있던 시간들이 무색하게 느껴질 정도로.
창가에서 점처럼 모여 다니는 연인, 가족, 친구들을 보며 미소 짓다가도 문득 나는 '1'이라는 생각에 망설여졌던 그날도. 무심하게 맨발로 바닷가를 거닐 던 수많은 1들, 그리고 그냥 아무렇게나 앉아서 멍 때 리던 수많은 1들을 보고 위로받았던 날들. 그저 혼자 걷거나 앉아있어도 괜찮았던 나의 바다. 몇 시간이고 몇 날이고 있어도 언제나 '편하신 곳에 앉으세요'라고 웃어주는 것 같았던 나의 바다.
때로는 해조류를 잔뜩 모래사장으로 뱉어내며 비린 속을 내비치던 바다. 그마저도 세상에서 제일 무해한 폐기물로 청소하는 사람들의 일거리를 만들어줬던 너. 바람이 세차게 불고 비가 와도 노여워함을 거친 파도로 표현하지 않았던 너의 잔잔한 심성. 잠이 오지 않던 새벽에 조용히 너를 바라보면 너는 마치 강처럼 호수처럼 잔잔하게 '잠이 안 왔어?'라고 속삭이는 것 같았다. 그렇게 너를 바라보며 너의 잔잔한 물결이 다가오고 멀어지는 소리를 듣다 보면 잔뜩 긴장했던 내 마음의 가시도 누그러졌지.
지금은 아스팔트에 데워진 열기로 뜨거운 도시에 있지만 내 마음 한구석에 남아있는 너의 소금기 있는 바람이 나를 숨 쉬게 해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