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션 같은 논픽션
이번이 세 번째였다.
그들은 저녁도 야간도 아닌. 꼭 심야시간에 나타났다. 주택가에 고요한 정적이 내려앉은 새벽 3시경부터 5시까지가 활동시간이었다. 창문의 모든 틈새를 막아도 어딘가 비집고 엉덩이를 내미는 러브버그 마냥 나타났다.
서진의 집 아래엔 다소 올드 스타일의 카페가 있었다. 층고도 낮은 탓에 거의 카페에서 손을 뻗으면 서진의 집 창문에 하이파이브도 가능할 만큼 나지막한 오래된 집. 지나가던 사람들은 '오, 올드스타일이네.'라고 할만한 그곳에는 나무데크로 만들어진 야외 테라스가 있었다. 그리고 그곳은 중년 러브버그의 아지트가 된 듯했다.
그들이 무슨 관계인지 알바는 아니었다. 다만 그들이 출현하는 시간은 언제나 느닷없고 고요한 시간이었고 사랑의 대화는 심야의 정적을 깨곤 했다. 그들은 각자 차를 가지고 나타나서 나란히 불법주차를 해두고 떠드는 듯했는데 주로 남자가 허세 섞인 목소리로 떠들면 거기에 중년 여자의 낮지만 끼를 묻힌 '흥흥흥' 하는 웃음소리가 반복되는 패턴이었다.
러브버그는 해충이 아니라고 살충제가 필요 없다고 뉴스에서는 떠들었다. 하지만 기괴한 자세로 엉덩이를 붙이고 있는 '중'사이즈의 벌레의 부피감과 질감을 느끼면서 손으로 집어서 죽이는 사람의 심정은 생각해 봤을까. 서진은 초여름 끈질기게 파고들었던 시커멓고 기괴한, 질감마저 눅눅한 그 벌레가 떠올랐다.
어설프게 한 번에 처치하지 못해서 한 마리를 죽이고 나면 꼭 방구석에서 스멀스멀 나타나던 나머지 한 마리의 러브버그. 과시하듯 심야에 사랑의 대화를 속삭이다가 새벽에 재활용 쓰레기를 수거하는 미화원이 나타나면. 마치 그곳에 있었던 적도 없던 것처럼 사라지는 그들을 닮았다고 생각했다.
적절하지 못한 시간과 장소의 불청객은
삶을 갉아먹는 해충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