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할 땐 누구나 배고프다.

시카고의 허름한 핫도그 가게

by 이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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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도그 하나 먹는데 줄을 30분 넘게 섰다. 아니 무슨 놈의 핫도그가 이렇게 줄이 길어?라고 투정하는 나를 보고 친구가 원래 줄이 더 긴데 이 정도면 괜찮은 거라며 기다리라고 했다. 길고 긴 줄 끝에 핫도그가 나왔다. 그냥 소시지가 들어간 간단한 핫도그였다. 비주얼에서 약간의 실망을 했다. 그런데 먹어보니 핫도그가 그냥 핫도그가 아니었다. 별로 들어간 것도 없는데 맛있었다. 이래서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는구나 싶었다.

줄을 서는데 그동안 핫도그 가게가 변화되어온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았다. 아주 작고 허름한 가게에서부터 시작한 가게였다. 그 사진을 보고서 이 가게를 보면 같은 가게라고 믿기지 않았다.

이 외에도 시카고의 성공한 음식점들은 예전 사진들을 많이 걸어놓았다. 자신들이 원조라는 것을 자랑하는 것과 함께 초심을 잃지 말자는 다짐이 담겨있는 사진이었다. 처음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초라하고 볼품없었다. 그러나 탁월함과 꾸준함이 더해진다면 조그마한 핫도그 가게도 30분 넘게 줄 서서 먹게 되는 대형 핫도그 가게가 될 수 있다. 시작부터 배부르려고 하지 말고 차근차근 도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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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도그를 먹고 배가 터질 것 같은데 친구가 후식으로 도넛을 먹자는 얘기를 했다. 나는 도넛 한두 개를 나눠먹을 줄 알았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각자 하나씩 고르고 몇 개를 더 골랐다. 도넛이 굉장히 맛있었다. 한 친구는 더 이상 못 먹겠다고 말했는데 웅기가 그 친구에게 도넛을 건네면서 얘기했다. "맛만 봐"

그 친구는 맛만 보겠다며 한 조각을 베어 물었다. 그랬더니 웅기가 다시 말했다. "이건 다른 도넛이야. 이것도 맛만 봐" 이때부터 '맛만 봐'는 시카고에서 가장 무서운 말이 되었다. 배가 터질 것 같은 상태에서 맛만 보라며 이것저것 주는 웅기의 손길은 굉장히 무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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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넛을 먹고 우리는 시카고 미술관 앞 공원에 갔다. 공원에는 철로 만든 큰 땅콩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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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 주변과 밑에는 사람들이 바글바글거렸다. 웨딩촬영도 하고 친구들끼리 사진도 찍고 가족끼리 소풍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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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을 지나 옆으로 조금 가다 보니 큰 얼굴 조각상이 있었다. 날씨가 더운 터라 조각상이고 뭐고 일단 시원한 곳을 찾아서 가려고 했는데 마침 바로 옆에 물놀이를 하는 분수공간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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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로 만든 큰 전광판에서 쏟아져 나오는 분수 주변으로 아이들과 어른들이 더위를 피해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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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시카고 미술관을 갈까 고민하다가 일요일 예배 후에 가기로 하고 오늘은 시카고의 야경을 보러 가기로 했다. 야경을 보러 가기 전에 바비큐를 먹으러 갔다. 바비큐도 줄을 한참 서있었다. 친구가 데려가는 음식점은 다 줄을 서지 않고는 들어가기 힘든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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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 곳도 빠지지 않고 줄을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사람이 많다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 브라우니 같이 생긴 바비큐와 통돼지구이, 폭립, 맛있는 감자튀김을 먹으며 계속해서 말했다. "와 이거 맛있다."

저녁식사를 먹고 우리는 차를 주차시켜놓고 야경을 보러 발길을 옮겼다. 그런데 야경을 보러 가던 도중 내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있었다. 바로 휴고 보스 매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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