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잠> 책이 도대체 언제 나오는 거예요?
-2교지가 완성됐습니다. 책을 만들 때 일반적으로 어느 정도 완성된 원고를 갖고 작가, 편집자, 마케터, 교정교열가, 디자이너가 모여서 회의를 합니다. 여러 번의 회의 끝에 완성도 높은 책을 만드는 것을 1교지라고 합니다. 1교지를 수정하다 보면 여러 번의 의견 충돌이 있습니다. 작가가 넣고 싶은 글, 편집자가 빼고 싶은 글, 마케터가 붙이고 싶은 문구, 교정교열가가 수정하고 싶은 내용, 디자이너가 만들고 싶은 책이 충돌합니다. 이는 매우 건강한 형태의 책 제작과정이며,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토의를 하고 수정한 끝에 나오는 것이 2교지입니다. 저는 이제 2교지를 완성했습니다. 디자이너의 손을 거쳐서 8월 4일쯤에 3교지가 시작될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오탈자는 없는지, 크게 잘못된 내용을 없는지를 점검하는 것이 3교지에서 하는 작업입니다. 마무리는 일주일 정도로 잡고 있습니다.
-인쇄소를 구했습니다. 인쇄단지로 유명한 충무로를 구석구석 찾아가 견적을 뽑아봤습니다. 첫 출판인 것을 알고 시세의 2-3배를 부르는 인쇄소에게 빠큐를 날리고 싶었지만 정중히 인사만 하고 나왔습니다. 그러던 중, 일산에 괜찮은 인쇄소 사장님을 알게 됐고, 그곳에서 인쇄를 할 예정입니다. 참 다행입니다.
-인쇄소에서 책이 인쇄된 후, 배본사로 책이 넘어갑니다. 배본사는 각 서점의 유통을 맡아주는 곳입니다. 제가 일일이 서점을 찾아가서 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신인작가의 책은 거들떠도 보지 않는 게 현실이더군요.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배본사에 유통을 맡기기로 했습니다. 이때를 8월 중순으로 잡고 있습니다.
-책의 A부터 Z까지, 편집자, 마케터, 작가까지 하려고 하니 힘들면서도 재밌습니다. 물론 이번 책이 팔리는걸 봐야 알겠지만, 앞으로도 책은 계속 써보고 싶습니다. 대형 출판사에서 예쁘게 꾸민 책과는 조금 다를 것입니다. 유명세를 이용해 몇 개월 만에 뚝딱 써내는 여행 에세이가 잘 팔린다는 것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 그런 작가들이 부러웠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저는 한 번 이 책을 세상에 내보고 싶습니다. 되고 안되고를 떠나서, 하고 싶은 일이니까. 할 수 있을 때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듭니다. 평가는 독자들이 하겠지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