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지 못하는 이유들이 더 많아지기 전에
글을 쓰는 이유
1. 사람들에게 좋아요를 받기 위해 - 기분 좋다.
2. 좋아요가 수익이 되기 위해 - 기분 좋다.
3. 브런치에서 수익을 창출하려면 출판을 해야 한다. - 계속할 수 있다.
이 연결고리에서 부담을 느껴 그동안 글을 쓰지 못했다.
내가 글을 썼던 이유
1. 무언가를 바라지 않았다.
2. 나를 객체화시키는 작업이 좋았다.
3. 힘들 때는 위로가, 자만할 때는 나침반이 되어주었다.
그래서 글을 썼었다.
돈벌이 수단이 없을 때, 글 만으로는 생계유지가 안될 때 절박해지고 메말라갔다. 누군가는 이런 상황에서 샘솟는 아이디어가 떠오른다지만 나는 그렇지 못했다. 사막을 끝까지 걷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용기와 물이다. 내겐 물이 필요했다.
쓰고 싶은 글을 쓰자. 사실 완전히 쓰고 싶은 글을 쓰기도 힘들 것 같다. 가족과 친구, 내가 속해 있는 집단의 눈치를 봐가면서 쓰는 것. 그렇기 때문에 글을 못 써 내려간 것도 있다.
-이 글을 쓰면 저 사람에겐 이렇게 보이겠지?
-이런 글을 쓰면 나는 이렇게 비춰지겠지?
글을 쓰지 못하는 이유를 너무 많이 만들어갔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그랬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시간이 흐르면 나중엔 한 글자도 못 쓰는 날이 오지 않을까?
예전엔 몸짱이 되려고 운동을 했다면 요즘은 건강을 지키기 위해 운동을 한다. 마찬가지로 플러스를 위한 글이 아닌 마이너스를 방지하기 위한 글을 쓰고 싶다. 글을 쓰지 못할 이유가 하나라도 더 적을 때 글을 써야겠다. 브런치를 다시 시작하는 이유다.
기획되지 않은 글의 단점은 용두사미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돈을 받지 않은 글의 단점 또한 완성도에서 확연히 떨어진다. 그러나 기획되지 않은 글은 날 것이다. 무언가에 구속되지 않은 날 것의 글을 써 내려가는 희열은 꽤나 큰 기쁨을 느끼게 해 준다. 그리고 그 기쁨은 독자들에게 전달된다고 믿는다. 그렇게 뭐라도 써내려 가다 보면 어디선가 잃어버린 내 모습을 찾을 수 있는 날도 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