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다니는 유대인들, 메시아닉 쥬
예루살렘 숙소에서 잠을 자다가 침대가 너무 작아서 발바닥이 다른 사람 얼굴에 닿았다. 잠을 자는데 뭔가 발에 계속 물컹물컹한 게 밟혀서 이상했는데 알고 보니 그 사람 얼굴이었다. 너무 미안하고 웃겨서 자다가 일어나서 한국어로 "어휴 죄송합니다."라고 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생각해보니 웃기다. 11시에 샤바트 예배라는 본 예배가 있어서 예루살렘 한인교회에 찾아갔다.
이스라엘 화폐는 약 6000원부터 지폐이다. 한국에서 천 원만 내던 헌금에 익숙해서 지폐로 내려고 보니 여행자에게 밥 한 끼의 돈인 것이다. 여기서 왠지 줄 것만 같은 식사가 헌금보다 비쌀 것 같았다. 그래서 합리적 가격이라 생각하고 6천 원 헌금을 하려고 했는데. 아차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가. 내가 헌금을 하고 있는 것인가 장사를 하고 있는 것인가.
언젠가 한 전도사님이 우리를 혼낸 기억이 난다. 헌금 시간에 10원짜리를 헌금 바구니에 넣었다가 뺐다가 하는 장면을 보고 예배가 모두 끝난 후에 그 전도사님이 말했다. "여러분 하나님은 거지새끼가 아니에요. 솔직히 여러분 헌금 모두 걷어봤자 10만 원도 안 걷히는데 여러분에게 들어가는 돈은 수백만 원입니다. 헌금의 의미는 마음가짐입니다. 이 돈이 하나님 돈이라는 신앙고백이에요. 근데 그렇게 10원짜리 갖고 장난치는 게 옳은 행동일까요?" 생각해보니 나는 아직도 철이 안 들었다. 한인 예배가 2시 정도에 끝나고 오후 5시에는 메시아닉 쥬 예배가 있다길래 참여하였다.
메시아닉 쥬는 예수를 메시아로 믿는 유대인들을 말한다. 예루살렘 한인교회와 1분 거리에 있다. 사람들 중에는 에티오피아 유대인들이 상당수 있으며 피부가 하얀 유대인들 또한 심심치 않게 보인다. 한쪽 구석을 한국인들이 차지했고 나 또한 그곳에 앉아있다. 아주 작은 체육관에서 예배하는 기분이다. 사람들이 200-300명 정도 모인 것으로 보인다. 아쉽지만 사진을 찍을 수는 없다.
히브리어로 부르는 찬양 5곡을 부른다. 토브(좋은), 아레쯔(땅), 샤마임(하늘), 아도나이(주님), 아바(아버지) 등의 익숙한 단어들이 들린다. 아직 실력이 안돼서 이해하기 힘들지만 왠지 반갑다. 아저씨 몇 명, 어린아이 몇 명, 아줌마 몇 명이 자발적으로 손을 들고 나와서 어떠한 얘기를 한다. 사람들은 경청하고 얘기가 끝나면 박수를 친다. 찬양인도를 하는 사람은 자유롭게 찬양인도와 더불어 진행도 담당한다. 얘기가 끝나자 한국인들이 나가서 특송을 한다. 성경구절을 토대로 피아노 멜로디를 붙인다. 예수와 아도나이, 예수와 아도나이. 예수님은 주님이십니다. 예수님은 주님이십니다. 찬양하는 모습이 참 은혜롭다.
우리의 예배와 다를 것이 하나 없다. 그들 또한 예수님을 구주로, 어린양으로, 하나님으로 고백하고 찬양한다. 잘 모르는데 옆에 나와있는 영어로 더듬더듬 따라 부른다. 임마누엘(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신다.), 바룩(찬양), 등의 단어가 보인다. 괜히 목청껏 따라 부른다.
메시아닉 쥬 예배는 약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되었다. 히브리어를 3년 정도 배우고 통역을 하는 한국인을 만나서 통역을 들었지만 찬양을 너무 열심히 해서 인지 중간에 좀 졸았다. 메시아닉 쥬 예배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니 안식일이 끝날 시간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이제 먹을 수 있다. 위장이 두근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