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디자인

by seojunwoo

센서형 수전이 설치되어 있는 화장실에서 손을 씻다가 문득 -손을 잘 씻고 있다가도 조금만 센싱 범위를 벗어나면 물이 똑 하고 끊어지는데 거품이 잔뜩 묻은 두 손을 좌 우로 움직여도 보고 앞 뒤로도 움직여보면서 센서와의 적절한 거리를 찾다보니 굳이 이렇게 까지해야하나.. 어떻게 불편함을 의도할 수 있지?- 등의 생각으로 너무 가혹하게 느껴졌다.


도대체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

좋은 디자인이라면 심미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사용하기에도 편리해야 하는게 아닌가?

이런 불편함으로 얻을 수 있는건 도대체 무엇이길래 이렇게 디자인을 했을까?

등등의 불만을 속으로 쏟아내다가 다시 생각을 해보았다.


물을 사용하는 수전에 센서를 설치하다니 엄청난 기술임에는 틀림 없다. 수 많은 똑똑한 사람들이 연구하고 고심해서 만들었을 것이다.

센서형 수전으로 얻을 수 있는건..

유지관리 효율성, 수자원 절약, 그리고 간결한 디자인(편리함에 집중된 디자인은 대체로 보기엔 좋지 않아 하는 편견을 덮어씌우고 싶었지만 이 제품은 외관의 형태나 비율도 나름 좋아보였다.)

그래, 불편함을 의도한건 아니었을 것이다. 우선순위가 더 높은 목표를 디자인 컨셉으로 설정하고 집중 했을뿐.


다시 센서와의 적정 거리를 잘 찾아냈다. 쏟아지는 물줄기에 손에 남아 있던 거품들을 씻어내는 짧은 시간 동안에만 생각해봤지만 센서형 수전 한가지로 여러방면의 대단한 결과들을 얻을 수 있는건 분명하다는 결론.

불편함에 짜증은 났지만 인정해야했다. 공공시설에 설치할 수전으로는 최고인것 같다고.


하지만 그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의 불편을 감수해야하다니 툴툴거리며 손 씻기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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