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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세스 Jun 13. 2023

내가 다니는 회사엔 야근이 없다

야근 없이 빡센 회사 트리플라 설명서

우리는 야근을 하지 않기 위해 업무 시간 동안 강도 높은 집중을 요구한다. 자리에 앉자마자 일을 할 수 있어야 야근 없이도 업무가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고, 그러기 위해선 출근하면 무엇을 해야 할지 머릿속에 미리 정리해두어야만 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우리 회사가 야근이 없어도 편하게 다닐 수 있는 회사는 아닌 것 같다.


사실 우리 회사는 업무시간 중간에 커피 마시러 나갈 시간도 없다. 왜냐하면 항상 타이트하게 일을 하고, 슬랙(업무용 메신저)에서 서로를 불러대며, 몇 분 이상 대답이 없으면 몇 번이고 다시 태그 하고, 그래도 대답을 안 하면 자리에 가서 등을 두드리기도 한다.


이런 분위기가 기본적으로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업무시간에 커피 마시러 나가지 마세요”라는 말을 굳이 하지 않더라도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업무를 하느라 다른 것을 할 여유가 없는 편이다.


(회사에 커피머신 있어서 커피 마실 수 있어요)



그래서 나는 트리플라가 적어도 동종업계인 게임회사 중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속도로 개발을 하고 출시까지 하는 회사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트리플라는 21년 6월 초에 정식으로 일을 시작했다. 23년 5월 24일을 기준으로 총 12개의 게임을 런칭했고 현재 6개의 게임을 서비스 중이다. 우측 5개의 게임은 스토어에서 내려간 상태다.


짧게는 한 달, 길게는 6개월, 보통은 3개월마다 1개의 게임을 런칭했다.


이 와중에도 야근은 거의 하지 않았으며, 나를 포함한 몇몇 친구들은 중간에 아기가 태어나 출산휴가를 사용하기도 했다.


심지어 이번에 좋은 성적을 낸 고양이스낵바는 짧게 개발한 편에 속한다. 소프트런칭까지 딱 1개월이 소요되었고, 정식런칭까지 3개월이 소요되었다. 지금도 2-3주 단위로 업데이트를 하고 있으며 이때마다 꽤 많은 양의 개선과 컨텐츠들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또한 위에서 우리 회사 이름으로 직접적인 서비스를 하고 있지 않아 제외한 Idle Cat Makeover는 캐주얼 게임은 유명 퍼블리셔 AppQuantum과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여 협업을 진행 중이다.


이렇게 하면서도 우리는 휴가 쓸 것 다 쓰고, 심지어 어떤 친구들은 휴가가 모자라 무급휴가까지 사용했다. (이거 보고 찔리는 사람은 반성하기를)



이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 구성원들이 딴짓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회사에 오면 자리에 앉자마자 일했고, 야근은 절대 안 할 거야 라는 마음가짐으로 시간 내에 미션을 완수하기 위해 똑똑하게 일하는 방법을 각자 연구했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기에 트리플라는 야근은 없지만 미친 듯이 빡센 회사이다.




이렇게 열심히 만들어왔지만 사실 이렇다 할 성과가 제대로 나지 않고 있었다. 앞선 11개의 게임은 집행한 마케팅 비용 정도는 쌤쌤으로 만들 수 있었지만, 인건비까지 충당할 성과는 나지 않았다.


우리는 여러 번의 실패를 겪으며, 결론을 지을 수 있었다. 만들던 대로 만드는 것은 이제 그만하자고.


이건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앞서 만든 11개의 게임 중 어중간하게 잘된 게임이 나왔다면 지금의 경험을 지금 시점에 절대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선 실패를 통해 깨닫기 시작했다. 우리는 전반적으로 억지스럽고, 유저를 피곤하게 만드는 게임을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 되돌아가서 전에 만들었던 게임들을 해보면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너무 많이 해놓은 게 보인다.


이 포스팅 전에 쓴 내용들에서 한국감성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는데, 바로 그런 안 좋은 습관들로 게임이 덕지덕지 발라져 있던 것이다. 우리는 그런 것도 모르고 소재를 바꾸면 잘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소재만 바꿔서 똑같은 게임을 여러 번 내보기도 했다. 결과는 볼 것도 없이 딱 비슷한 수준의 결과를 보여줬다.



근데 나는 이런 열한 번의 실패를 하지 않았었다면 지금처럼 뭔가 깨달을 수 없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뭐가 자꾸 잘 안 되니까 “다른 게임은 뭐가 어떻길래 잘되는 거지?”라는 식의 사고로 글로벌에서 잘되는 게임을 찾아본 것이고, 찾아보려고 하니 찾는 방법을 제대로 몰라서 연구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트리플라는 이렇다. 실패에 관대하고, 실패에서 배우며, 실패를 통해 다음 수를 만들어 나간다.




어린 나이에 이룬 성공은 위험하다는 말을 여러 번 들어봤다. 나는 이 말이 어떤 의미인지 이제 조금 알 것 같다.


어린 나이 = 적은 실패경험


실패경험이 적은 자의 성공


나는 나이와 상관없이 실패경험이 적은 상태에서 이룬 운에 의지한 성공 때문에 저런 말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보통 무언가 잘 될 때는 내가 알지 못하는 수준으로 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때 경험이 없는 사람은 어떻게 잘되었는지 이유를 알지 못하고 잘된 결과만을 기준으로 다음 수를 둔다. 그리곤 운이 따라주지 않아 처참하게 망해버린다.


실패경험이 많은 자의 성공


실패에 대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애초에 실패를 피해 가기 위한 장치를 해가며 수를 두게 되고, 운이 좋아 성공을 한 시점에도 자신이 어떻게 성공했는지 파악할 수 있다. 실패를 피해왔고, 성공한 결과보다 성공한 이유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그것을 미친 듯이 추적해서 결국엔 어떠한 이유로 성공했는지 파악해 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음 성공을 위해 무엇인가를 할 때 정확한 묘수를 두어 계속해서 추가적인 성공을 만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말들을 하다 보니 세상의 모든 성공을 내가 다 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그렇지 않다. 나는 이제야 아주 작은 성공을 맛보았다. 진짜 성공한 사람들은 저런 것 같다고 써둔 것이고 나도 저렇게 되고 싶을 뿐이다.




나에게 매달 1일마다 입금을 해주시는 분의 카톡 상태메시지이다.

몸이 편하기 위해선 머리를 굴려야 하고, 머리가 편하려면 몸을 굴리면 된다.

몸도 마음도 다 편해지고 싶다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된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때 금전적인 문제가 생기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일을 해야 한다.


이때,

몸이 편하기 위해선 머리를 굴려야 하고, 머리가 편하려면 몸을 굴려야 한다.




저희 회사에서는 현재 게임 기획 경력자 분을 채용 중입니다.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언제든지 아래 메일로 연락 주세요!


kang@treeplla.com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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