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나의 작은 꿈엔 바다가 있었어 다리 위를 걷고 있는 사람은 나였는데 그는 나도 모르는 슬픔에 빠져있었어 내가 그를 바라보는 맘은 바다를 보는 마음과 같았어, 그 깊이를 헤아릴 수 없었지 나는 다리 난간에 상체를 걸치고 일렁이는 바다와 얼굴을 마주했어 오늘도 내일도 이 바다와 같을까 오늘의 끝이 내일이 맞는걸까 왜 오늘까지 내일을 걱정해야할까 졸음이 오는 듯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재차 눈을 뜨려할 때 난 바다로 떨어지고 있었어 아무런 걱정도 없이 눈을 질끈 감고 바닷물과 하나가 되었을 때 깊은 숨을 내어쉬고 다행이라 생각했어 다리 위에선 쉴 수 없던 숨을 이 꽉막힌 바다에서 내려놓다니 얼마나 슬픈지 그 바다처럼 편안한 곳은 처음이였어 바다에 빠지는 일이 이렇게 행복할지 누가 알았겠어 준혁아, 바다에 들어가 본 사람만이 그 깊이를 알겠지 그러니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는거야 너와 나도 그렇게 잘 모르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