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속

판타지 [시전 12화]

by 서기선

한편 이 형사는 조금 전 상황을 있는 그대로 강 서장에게 보고했다.

당연히 강 서장은 믿어주지 않았다.

[야! 인마 그걸 말이라고 하냐? 아오 이걸 확~]

[서장님! 좀 믿어줘 봐요. 미치겠네 진짜]

강 서장이 한심하다는 듯이 이 형사를 떠밀어 문밖으로 쫓아냈다.

[가뜩이나 머리 아파 죽겠는데 저건 왜 갑자기 저러는 거야] , [아이 미친놈!] , [야! 이놈아! 내가 더 미치겠다. 아우 머리야.]

쫓겨난 이 형사가 뭐 다른 방법이 없을까 곰곰이 생각에 잠긴다.

순간 번쩍 떠오르는 생각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맞다! 그거다!] 팀원들을 소집한 이 형사가 앞으로의 계획을 설명한다.

[잘 들어! 우선 우리에겐 조금 전 의식을 찾았던 똘아이 아니 박준범의 채팅 내 용이 유일한 단서야 우선 너는 아이피 추적해 봐 그러고 너는 퇴마록 게임사에 협조 공문 보내고 무조건 이 러시아사람하고 통화해야 해 내용을 보면 조금 전까지 함께 있었음이 틀림없거든.] 제발 그랬어야 했다.

그러길 몇 시간 후 게임사로부터 연락이 왔지만 원하는 답은 아니었다.

개인보호 때문에 알려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게임사로부터 받은 개인보호법 관련 서류로 자신의 눈을 덥은 체 의자등받이를 뒤로 잔뜩 밀어 당장이라도 쓰러질 듯 아슬아슬한 자세로 누워있던 이형사가 크게 한숨을 내쉬었다.

한숨인지 신음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상한 소리를 내며 자리에서 일어나 허공을 향해 다시 한번 긴 호흡을 하던 이형사가 조금 전 마셨던 호흡을 길게 내뱉더니 서장실로 향했다.

강 서장을 찾아간 이 형사가 조금 전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목소리와 몸짓으로 강 서장과 이야기를 했다.

[형님! 아니 서장님 나 한 번만 믿어줘 봐요 아니 들어나 봐요]

[너 들어보고 또 이상한 이야기 하면 아주 죽여버린다.]

[아따! 노인네 아직 정정하시네]

[뭐! 인마!]

[아니에요 그러니까 조금 전 박준범이 정신이 돌아왔을 때 러시아 사람하고 채팅을 했어요. 자 보세요.]

[내용이 뭐냐면 “안녕하세요 켑입니다. 누가 있습니까?”,“아무도 없나요?”,“제발 누구든 연락 좀 주세요]

[여기까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바로 이 사람이 들어온 후 에요]

BABKEN NAZARETYAN님이 접속하셨습니다.

[하이 두호]

[안녕켑]

[아까 진짜 너였니?]

[예 켑 우린 정말 멋졌어요]

[그런데 다른 혈 원들은 안 보이던데 혹시 알고 있니?]

[아니요, 몰라요. 하지만 조금 전 받은 보상에 혈맹 원위치를 알려주는 지도가 있었으니 그것을 보면 알 수 있지 않겠어요?]

[우리 시간이 얼마 없어 잠시 후에 다시 보자]

[그리고 아까 했던 작전을 한동안 유지해야 할 것 같다.] [알았어요'켑']

[두호 다음퀘스트...]

[이런 내용이에요.] [보셨으니 아시겠지만 조금 전 함께 있었다는 말이잖아요.] , [그래서 이 러시아 사람에게 물어만 보려고요 그러면 답 나오지 않겠어요?] , [안 그래요?] , [그러니까 형님이 힘 좀 써줘요] , [아이 게임사에서 개인보호 때문에 안 된다잖아요.] , [내가 무슨 힘이 있어야지, 안 그래요? 형님은 나보다 힘이 세잖 아요 그것도 아주 많이]

이 형사의 애교가 싫지만은 않은 듯 미소를 참으며 [아이고 이 자식을 알았으니 나가 봐]하며 등을 떠밀었다.

떠미는 서장을 향해 [형님 감사합니다]하며 손가락하트를 연신 보이며, 너스레를 떠는 이 형사의 모습이 마치 어린아이처럼 보였다.


게임사로부터 얻은 연락처로 통역을 통해 연락해 보았지만, 뜻밖의 소식에 이 형 사는 패닉에 빠진다.

그 역시 몽환 증으로 병원에 있다는 것이었다.

더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이 형사는 그야말로 패닉상태가 되어 있었다.

[이럴 땐 어떻게 해야 하지?] 암울했다.


이 형사가 머리 좀 식힐 겸 고향바다를 찾았다.

이 형사는 다대포 근처 작은 마을에서 자랐다.

그때도 작은 마을이었지만 지금도 그다지 크지는 않았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고향이지만 그래도 바닷냄새만 맡아도 기분이 좋아지는 듯했다.

[아지매 소주하나 주이소 ~]

[뭐로 줄까요?]

[좋은 놈으로 주이소~] 근처 횟집에서 혼자 소주를 마시고 있는 이 형사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형사님 최 박사입니다.] , [조금 전 러시아에서 형사님 찾는 전화가 왔습니다.]

[러시아요?]

[예] , [며칠 전 붉은 광장에서 몽환 병 환자 나온 거 뉴스에서 보신 적 있나요?]

[그런데요!]

[그리고 오늘 러시아 쪽 사람들하고 통화도 하셨다고 하던데 맞습니까?]

[예 그렇긴 한데 그걸 어떻게 최 박사님께서 아시나요?]

[저도 형사님처럼 같은 의문 이 생겨 접촉해 봤는데요] , [그때 붉은 광장에서 몽환병이 되었던 그 사내가 바로 형사님이 찾던 그 사람이랍니다]

[오호 그래요]

계속되는 최박사의 이야기에 흥미를 보이던 이형사의 표정이 급격히 밝아졌다.

당장이라도 가야병원으로 가고 싶었지만 이미 소주 반 병을 비운 터라 운전대를 잡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밖으로 나온 이형사가 통화를 이어가며 소주값을 지불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사실은 그 사람도 오늘 잠시 의식을 찾았었답니다.]

[일단 올라오시지요 자세한 내용은 뵙고 말씀드리겠습니다.]

통화를 마친 이 형사는 자신이 타고 온 자가용을 버려둔 채 서둘러 서울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좌석번호를 확인한 후 자리에 앉자 그간의 피로가 한꺼번에 밀려와 서울역에 도착하기 전까지 한 번도 깨어나지 않고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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