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 34 화
[콰야~]
[워우워우~]
[가자~]
킬링족의 함성이 극에 달 할 때 명게수가 소리쳤다.
[여러분~ 이제 요원들을 잡으러 갑시다.]
'와~' 하는 함성 속에서 누군가 소리쳤다. [저 녀석들은 어떻게 할까요?]
[설령 당신들 말이 맞는다고 합시다. 그걸 어떻게 믿지요?]
잠시 호흡을 가다듬던 경영이 물었다.
[이건 족장님이 준 겁니다. 우리는 족장을 살리기 위해 이리로 온 겁니다. 다른 건 없어요.]
생민이 가지고 있던 GPS를 넘겨주며 이야기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당신들을 이곳으로 들여보낼 순 없어요.]
[예 알고 있습니다. 그럴 생각도 없고요. 다만 지금껏 이야기했듯 우리는 동일 아저씨를 살리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일 뿐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아단과 생민의 말을 뒤에서 듣고 있던 소연이 앞으로 나오며 물었다.
[그자가~.... 그러니까 동일에게 무슨 일 있나요?]
소연이 흥분하여 철망 쪽으로 다가가자, 경영이 팔을 뻗어 소연의 왼팔을 잡아채며 말했다.
[진정해! 흥분하지 말고 조금 더 들어보자꾸나?]
그리곤 뒤쪽의 우식을 향해 소리쳤다.
[식아~! 이 녀석 좀 진정시켜라.]
[저 배신자 새끼 산소 재킷은 빼앗아야지요.]
군중 속 사내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다시 케이 지속 족장에게 향했다.
그러다 뒤늦게 생민과 존아단의 부제를 눈치챈 킬링족이 소리쳤다.
[뭐야! 두 놈은 어디 갔어?]
[쥐새끼 같은 놈들 저놈들도 달아나기 전에 죽입시다]
그 말에 흥분한 군중이 일제히 케이지 쪽으로 달려들어 다시금 케이지를 흔들어 댔다.
'빠직' 케이지를 지탱하던 축의 일부가 부러 쳤기 때문에 케이지가 빠르게 부서졌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동석이 주먹을 움켜쥐고 싸울 준비를 하였지만 동일은 차분했다.
[여러분 흥분하지 마시고 잠시 내 말 좀 들어보시오!]
부러진 축 쪽으로 걸어가며 동일이 소리치자 또다시 잠깐의 적막이 흘렀다.
이 또한 오랜 습관에서 비롯된 정적이었지만 평소의 느낌과는 사뭇 다른 정적이었다.
동일이 산소 재킷을 벗어 보이며 소리쳤다.
[나는 처음부터 당신들과 함께였소. 믿지 않겠지만 사실입니다.]
[앞서 여인이 그랬고 먼저 돌아가신 노인이 증명했소. 믿지 않겠으면 확인들 해 보세요]
동일이 재킷을 벗어 던지자, 동석이 서둘러 그의 곁으로 다가가 자기 재킷 속 산소를 나누었다.
그 모습에 동일이 고개를 까딱거리며, 웃어 보였다. 족장이 벗어 던진 재킷을 확인하는 동안 불편한 침묵이 이어졌지만 그리 오래가진 않았다.
[똑같은데.... 같은 거예요.]
[그럴 리 없어! 야 신참 너도 벗어봐]
명게수가 억울하다는 듯 소리치자, 동석이 동일의 재킷을 가리키며, 짜증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그럼, 그거라도 줘야 숨을 쉴 거 아니요!]
그 말에 명게수 족장의 재킷을 케이지 안쪽으로 밀어 넣으며 말했다.
[네 것 내놔!]
[여기 있소]
잠시 후 명게수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나지막이 속삭였다.
[그럴 리 없는데….]
우식의 손에 이끌려 뒤쪽으로 끌려 나가던 소연이 큰 소리로 물었다.
[그 사람에게 무슨 일 있냐고요?]
[조금 전에 이야기했잖아요. 케이지에 갇혀 있다고]
생민이 짜증스럽게 이야기했지만, 소연은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경영과 생민이 이야기할 때 소연과 우식은 거리를 두었기에 듣지 못했던 내용이었다.
하지만 생민이 짜증을 섞어 이야기하자 그녀는 생민의 반응에 적대감을 드러냈다.
[이 자식이 어디서 큰소리야!]
[허허~ 아가씨 입이 너무 걸다.]
[뭐! 아가씨!]
둘이 옥신각신할 때 경영이 버럭 소리를 지르며 시선을 모았다.
[뭣들 하는 거야!]
뒤척이던 소연히 우식의 팔을 뿌리치며, 생민이 서 있는 곳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며 물었다.
[미안해요. 그런데 왜? 케이지에 갇혔나요?]
소연의 돌발행동에 경영이 그녀의 앞을 가로막으며 이야기했다.
[내가 이야기해 주마!]
[아니요! 직접 듣고 싶어요. 내 아버지의 이야기예요]
소연히 경영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이야기했다.
[아버지?]
소연히 던진 아버지라는 말에 듣고 있던 아단과 생민이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다 물었다.
[그럼, 당신이 족장.... 아니 아저씨 딸이라는 말입니까?]
[예 맞아요. 그러니 이제 어떻게 된 일인지 자세히 이야기 좀 해 주세요]
----- 34화 이어집니다.---
명게수는 동일의 산소재킷을 확인하는 순간 혼란스러워했다.
동공이 흔들리고 그럴 리 없다는 현실부정으로 본인의 마음을 달래려 했다.
그가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을 때, 한 청년이 소리쳤다.
[이봐요! 그게 문제가 아니에요! 제대로 된 증거도 없이 두 사람을 의심하는 건 옳지 않아요. 그리고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요원들이 거주하는 철탑으로 진격하는 거죠! 그래야 더 많은 사람들이 양질의 산소로 호흡할 수 있게 되니 말입니다.]
명게수는 청년의 말에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리고 서서히 고개를 들며 말했다.
[그래 너의 말이 맞다. 우리가 해야 할 것은 그들에게서 여과된 산소를 충분히 공급받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왜! 동일한 조건의 생존을 허락하지 않았는지 알아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
[여러분 이 녀석들 산소재킷은.... 우리 들것과 같습니다.]
명게수가 동일의 산소재킷이 자기 것과 같다는 확인결과를 공포하였지만 여전히 군중 중 일부는 동일과 동석을 의심하고 있었다.
그리곤 의심하던 사람들이 두 사람을 인질로 삼아 철탑에 접근하는 것이 어떻겠냐며 적대적인 모습을 보였다.
[저 녀석들을 인질로 하고 철탑으로 쳐들어 갑시다.]
그러자 명게수가 자리에서 일어서 케이지속 동일과 동석을 바라보며 말했다.
[너희 둘은 우리와 함께 철탑으로 간다. 그리고 어차피 너희도 요원이니 그들과의 협상에 도움이 되어야 할 것이다. 어쩌면 그것이 너희에게 주는 마지막 기회 일 것이다.]
명게수의 말에 동석은 분노에 차 있었지만, 동일은 차분했다.
[알겠소. 하지만 우리를 의심하지 마시오. 우리는 당신들 돕기 위해 여기에 있을 뿐이요.]
이렇게 동일과 동석은 군중과 함께 철탑으로 향하는 길을 시작하게 되었다.
탑이 점차 가까워질수록 군중의 흥분은 절정에 달했다.
그들의 발걸음은 빠르게, 그리고 무거워졌다.
가까스로 접근할 수 있는 거리에 이르렀을 때, 명게수가 동일과 동석을 묶고 있던 쇠사슬을 잡아당기며 말했다.
[너희 둘은 가장 중요한 협상 카드가 될 것이야 그러니 허튼수작일랑 버리는 것이 좋을 거다]
그의 눈에 음흉한 불빛이 스쳤다.
걷는 동안 말 한마디 없던 동일이 조금은 긴장한 모습으로 물었다.
[어떻게 할 것인가?]
동일의 물음에 명게수는 날카롭게 웃으며 대답했다.
[협상이 잘 마무리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더는 너희를 살려둘 이유가 없지 않겠나 그러니 너희가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내느냐에 따라 운명도 달라지겠지.]
동석이 겁에 질린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결국 우리에게 협상을 시키겠다는 말 이군]
그 말에 명게수 냉정하게 반응하며, 대답했다.
[그렇다. 그것이 배신의 대가이다. 그동안 우리의 모습을 보며, 얼마나 비웃었을지 생각하면 아직도 피가 거꾸로 흐르는 것 같다. 이 배신자 새끼들아!.]
그때 동일이 소리쳤다.
[그것이 진정 군중의 의지인가!? 아니면 당신의 의지인가!?]
조용하던 동일이 소리치자, 명게수가 두 사람을 뒤로 밀며, 몇몇 군중에게 지시했다.
[이 배신자 새끼들 조용히 좀 시켜봐.]
철탑까지 불과 300m도 남지 않았을 때 갑자기 인공태양이 꺼지며 어둠이 삽시간에 철탑과 군중 모두를 삼켜버렸다.
동일과 동석은 깊은 어둠 속에서 군중과 자신들 사이를 맴돌고 있는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
[누구야!]
[헉!]
고함치듯 내지르던 동일의 목소리 뒤로 신음하는 동석의 거친 호흡이 들려왔다.
[하아! 하아!]
[무슨 일이야?]
동일은 동석이 쓰러지며 자기 팔을 붙잡은 탓에 바닥으로 쓰러지는 동석을 부축할 수 있었다.
그러나 신음하는 동석의 팔과 어깨 주변을 타고 흐르는 따뜻한 선혈을 느끼는 순간 그동안 침착함을 유지했던 그간의 모습이 사라지고 한 마리 들개로 변화하였다.
[이런 개자식들]
동일이 격노하며 일어서려는 순간 누군가 달려들어 동일의 양팔과 다리를 부여잡았고 동시에 그의 입에도 재갈을 물리며, 그를 끌고 어디론가 빠르게 이동하였다.
그때 멀리서 킬링족의 함성이 들렸다.
[콰야~]
처음 울부짖음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지만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큰 소리로 울었다.
[[[[[콰야~]]]]]
그 시각 교전을 대비하던 요원들이 CCTV의 대가리를 추켜올려 조금 더 멀리까지 이상행동을 감지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특히 야간투시가 가능한 CCTV의 경우 대부분 대가리가 올라가 있었다.
[탱고 리마 레디오 체크]
[리마 탱고 레디오 클리어]
[올쏘 레디오 클리어]
[리마 고압선 체크 바랍니다.]
[탱고 이상 없습니다]
경계 중인 요원들과 모니터링하고 있는 상황실의 무전이 시끄럽게 오고 갈 무렵 어둠을 뚫고 킬링족의 고함이 들려왔다.
[[[[[콰야!]]]]]
[탱고 뭐가 보입니까?]
[리마 아직입니다. 그러나 복귀하세요.]
모니터링하고 있던 경영의 귀 뒤로 소연과 우식의 대화가 들려왔다.
[어떻게 됐을까?]
소연이 불안한 목소리로 나직이 물었다.
[너무 걱정하지 마! 지켜보자, 우리]
담담하고 따뜻한 우식의 목소리가 채 식기도 전에 모니터링 요원의 목소리가 소연의 심장을 파고들었다.
[3시 방향에 잡혔습니다]
--- 다음에 이어집니다.---
사진출처 : 픽사베이
네이버 웹소설 : 생존 게임 : 네이버웹소설 (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