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도둑

2화 (도둑맞은 2시간)

by 서기선

2화 (도둑맞은 2시간)


여느 날처럼 내가 잠자리에 들려고 침대에 눕자, 또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선우... 선우..."

"누구야! 숨지 말고 나와. 누군데 자꾸만 부르는 거야? 나 하나도 안 무서워. 어서 나와! 이래 봬도 나 태권도 범띠거든. 어서 나와!"

그러자 방문이 조금 열리더니 작은 고양이 한 마리가 들어왔다.

"안녕, 선우야. 나야, 고양이. 난 째깍이라고 해. 날 기억하니?"

"어라! 너는... 말도 안 돼. 고양이가 말한다고? 이건 분명 꿈일 거야!"

"하하하. 날 구해준 것에 대한 보답으로 너에게 보답을 하고 싶어 찾아왔어."

"뭘 도와준다는 거지?"

"너는 모르고 있겠지만, 너의 시간은 다른 사람들보다 2시간이 적어. 혹시 알고 있었니?"

"하하하. 말도 안 돼. 하루는 24시간으로 이루어져 있어. 학교에서 배웠다고. 그런데 어떻게 22시간이라는 거지?"

"너는 2시간을 도둑맞은 거야. 그래서 늘 피곤한 거고."

"뭐! 내가 늘 피곤한 걸 어떻게 알았지?"

"말했잖아. 너의 하루는 22시간이라고."

"내가 시간을 도둑맞았다는 건 어떻게 알 수 있는 건데? 난 이해할 수 없어. 증거를 대봐."

잔뜩 찌푸린 얼굴로 물었다.

"난 지난번 네가 보여준 따스한 마음 때문에 단지 보답하고 싶어서 찾아왔는데, 믿지 못하는구나! 좋아, 그러면 증거를 보여주지."

"우리 아빠 말로는, 눈 밑에 검은색이 보이는 인간은 시간을 도둑맞은 거래. 너도 한 번 봐봐. 너의 눈 밑이 어떤지."

째깍이의 말에 책상 위에 있던 손거울을 꺼내 확인해 보니 정말로 나의 눈 밑에 검은색이 보였다.

예전부터 있었던 것인지, 최근에 생긴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분명 검은색이 보였다.

"내 눈이... 어떻게 이렇게 됐지? 매일 거울로 확인하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변해버린 거지?"

깊고 검은색이 내 눈 밑을 감싸고 있었다.

"말도 안 돼! 진짜인가? 그러면 어떻게 해야 시간을 찾을 수 있니?"

째깍이에게 바짝 다가서며 물었을 때, 녀석이 고개를 올려다보며 이야기했다.

"미안하지만 나는 그것까지는 몰라! 하지만 아빠라면 분명 알 수 있을 거야. 아빠에게 물어볼게."

"그러면 나는 기다려야 하니? 언제 오는데?"

"모르겠어, 아빠가 낮에 물고기 얻으러 시장에 가셨거든."

빨리 잃어버린 시간을 찾고 싶었던 나는 째깍이를 졸랐다.

"함께 가자! 너의 아버지를 만나러 함께 가도 되겠니? 아니, 데려가 줘!"

내 말에 째깍이가 한참을 고민하다가 대답했다.

"좋아, 하지만 조건이 있어. 고양이 세계로 가려면 너의 모습을 바꿔야 해. 그 모습으론 아마 모두 달아날 거야. 어때? 할 수 있겠니?"

"할 수 있어, 함께 가게 해줘."

조금 망설이긴 했지만, 하루라도 빨리 잃어버린 시간을 찾길 바라던 나는 고양이의 모습으로 변해서라도 시간을 찾고 싶었다.

"좋아! 약속했다! 그러면 내 옆으로 와!"

째깍이가 앞발을 허공에 휘휘 저으며 말했다.

나는 째깍이의 옆에 서서 깊은 한숨을 쉬고 긴장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후우~ 좋아, 준비됐어."

째깍이가 코끝에 삐죽이 나와 있는 솜털을 양발로 쓰다듬더니 뒤로 물러났다.

그러자 그의 앞발에서 빛나는 먼지가 흩날리며 우리 주변을 감쌌다.

빛나는 먼지가 내 눈앞으로 다가오자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잠시 후, 내가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미 작고 부드러운 손발을 가진 고양이가 되어 있었다.

"와... 이게 나야?" 나는 꼬리를 흔들며 물어보았다.

"응, 맞아! 이제 우리 세계로 가볼까?" 째깍이가 눈을 깜박이며 물었다.

앞장서 걷는 째깍이 뒤로 나는 열심히 따라 걸었다.

경비실 옆을 지날 때 CCTV를 바라보는 아저씨의 모습이 보였지만, 우리를 발견하지 못했다.

나는 습관처럼 "안녕하세요" 하며 인사했지만, 아저씨는 그조차 듣지 못했다.

경비실 뒤쪽에 있는 작은 구멍으로 째깍이를 따라 들어가자 일렁이는 담벼락이 보였다.

나는 강물 위로 반짝이는 달빛처럼 반짝거리는 담벼락을 보며 잠시 망설였지만, 째깍이는 망설임 없이 그곳으로 들어갔다.

나는 한번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째깍이를 따라 그 속으로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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