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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기선 Feb 27. 2024

부부의 대화

근처 재래시장에서 장을 보고 오는 길이었다.

서둘러 걷는 나와는 다르게 뒤에서 쫓아오던 집사람의 양손을 이리저리 옮겨 다니던 검정 비닐봉지가 눈에 들어와 가던 길을 돌아와 손을 내밀었다.

"그것도 이리 줘!"

"괜찮아! 안 무거워!"

"나도 알아 그러니까 빨리 줘" 시크한 척 말해봤지만, 집사람의 고집도 만만치 않았다.

"진짜 안 무겁다니까! 그리고 들 손도 없구먼. 됐어! 내가 들 테니 빨리 가서 차나 가지고 와"

"누가 당신 무거울까 봐 그런데! 내 마음이 무거워서 그러는 거지"

"아이 닭살돗아! 당신은 그런 말 연구해? 어쩜 그러냐, 낯 간지럽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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