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지던 날
# 코스母스 25화(마지막 회)
코스모스 지던 날
[고모! 이상해 사람들이 자꾸만 날 보면 울어!] [사람들이 울어?! 흐으윽] [거봐 고모도 울잖아!]
[이 바보야 너 죽는데!] [뭐! 내가 죽는다고?!... 그랬구나 그래서 그렇게들 울었구나!]
어머니는 당신의 죽음을 담담히 받아들이셨다.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하고 싶은 건? 다 이야기해] [없어! 아무것도 그냥... 저 사람 안 울었으면 좋겠어.] [누구?] [애들 아빠] [그냥 다들 행복했으면 좋겠어. 나는 지금도 행복하거든.] [아이고 이 불쌍한 것].
의료파업이 진행되는 동안 어머님의 병환은 더욱 악화되었고 파업이 끝난 후 다시 병원에 입원할 수 있었지만, 어머니는 빠르게 악화하였다.
깨어있는 시간보다 주무시는 시간이 더 길어졌으며, 오랜 시간 대화를 할 수 없었다.
당신의 상태에 따라 운 좋으면 몇 마디 나눌 수 있었지만, 그마저도 시간을 맞추지 못하면 온종일 잠들어있는 모습만 봐야 했다.
잠시 정신을 찾으신 어머니가 고모에게 했던 말이 [고모! 이상해 사람들이 자꾸만 날 보면 울어!]였다.
이전까지 당신이 곧 생을 마감해야 한다고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어머니는 그때 고모의 이야기를 통해 처음으로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나도 태연하게 당신의 임종을 받아들이신 어머니를 보았을 때 어쩌면 처음부터 알고 계셨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놀라지도 않으셨다. 그저 담담히 받아들이셨다.
하지만 아버지와의 대화에선 슬픔이 묻어났다.
[여보! 나 죽는데!] [누가 그래!] [화내지 마세요. 고모가 알려줬어.] [그런데 말이야 나 부탁이 있어.]
[뭔데 말해봐] [.......... 나 무서워!] [흐어억] [살고 싶어! 당신 힘세잖아. 나 좀 살려줘!]
아버지는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주저앉아 서럽게 통곡하셨다.
한참을 울고 있던 아버지를 어머니가 「툭」 하고 건드려 일으켰고 그 모습을 확인한 어머니가 다시 한번 아버지를 오열하게 하였다.
[여보! 거기 너무 오래 있지 말고 빨리 와 당신이 거기 오래 있으면 애들 힘들어해 그러니까 빨리 와 너무 오래 있으면 나 무섭잖아! 그러니까 빨리 와야 해]
아버지가 오열하며 밖으로 뛰쳐나오자 동생과 내가 들어갔다.
[다음 생에도 엄마하고 딸 하자] [엄마는 무슨 그런 말을 해! 당연히 그래야지!]
모두에게 그렇게 미리 작별인사를 하셨고 마지막으로 나에게는 [아버지 하고 함께 있으면 너 피를 말려 죽일 것 같다. 그러니 넌 너의 삶을 살아라 그리고 아들 해줘서 고마웠다. 엄마 한 번만 안아줘 사랑해]였다.
그 말씀을 끝으로 더는 깨어나지 않으셨고 그렇게 우리 곁을 떠나셨다.
비록 지금은 함께할 수 없지만, 지난날 우리에게 보여주셨던 당신의 따스한 마음의 온기는 우리 심장에 남아 코스 母 스로 피어났다.
해마다 가을이면 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 코스모스를 어머니는 끝내 보지 못하시고 작고하셨다.
어머니를 마지막으로 보내드리고 돌아오던 사십구재 마지막 날 거리에 코스모스가 즐비해 있던 것을 보았다.
마치 어릴 적 엄마와 함께 걸었던 그 길 같았다.
사람들은 누구나 생의 마지막을 경험하게 된다.
빠르고 느림의 시간차이만 존재할 뿐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다.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나 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셨던 어머니의 말씀처럼
온기를 나눠줄 수 있는 그런 사람으로 성장해 가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해마다 5월은 돌아오고 그때마다 어머님이 생각난다.
내가 얼마나 더 5월을 맞이할지 알 수 없지만 숨 쉬는 동안 당신의 아들로 살았음에 감사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나의 마지막이 남은 이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칠지 생각해 보았다.
계속 같은 생각을 각인시키다 바면 바른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