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母스 29 에피소드 4
아버지와 나 four 아버지의 특별한 부채
오래간만에 아버지가 붓을 드셨다.
옷장 맨 위쪽에 작은 상자를 내리시곤 가부좌를 하신 아버지가 지필묵 연(紙筆墨 硯)을 꺼내셨다.
선지를 펼치신 아버지가 그 위에 세월의 때가 잔뜩 묻은 옥 문진을 올리셨다.
한동안 먹을 갈던 손길을 멈춰 세우시곤 붓에 까만 옷을 입혔다.
잠시 호흡을 가다듬던 아버지가 흰 선지 위에 알 수 없는 한자를 적으셨다.
몇 번이고 같은 글을 적으셨지만 알 수 없었다.
그리고 누가 봐도 마지막일 것 같은 신중한 모습으로 조금 전의 글을 다시 적어넣으셨다.
한자와 한글이 섞여 있어 한자를 알면 충분히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내가 천자문을 외웠던 건 과거의 일이라 도무지 알 수 없었다.
[아빠! 뭐라고 적은 거예요? 지죽이... 이건 혼자 같은데 맞나?] [그래 맞다. 혼인할 혼이다.]
[뭐라고 적으신 거예요?] [종이와 대나무가 만나 혼례를 하니 그에 낳은 자식은 맑은 바람이다.]
[와! 멋지다. 그런데 이런 글을 왜! 적으신 거예요?] [어제 만든 부채에다 적을 글이다.]
아버지가 부채에다 적는다는 말에 앞의 글이 새삼 멋져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