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나 three 더덕 캐던날

# 코스母스 28(에피소드) 3

by 서기선

아버지와 나 three 더덕 캐던날


[움직이지 마! 가만히 있어! 이리 오지도 말고 그대로 있어!]

아버님의 가르침대로 이리저리 더덕 줄기를 찾아 헤매던 때였다.

한 곳에 시선을 고정하신 체 나를 향해 오른손 손바닥을 올려 보이시며 무서운 어조로 말씀하셨다.

아버지의 시선을 따라가자 그곳에 백사가 아버지와 눈을 맞추고 있었다.

가끔 뱀을 보기는 했지만, 흰빛 뱀은 처음 보았다.

순간 다리가 얼어붙어 도무지 움직일 수 없었다.

물론 아버지의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는 말에 이미 얼어붙은 다리였지만, 그것과는 다른 느낌이었다.

뱀의 주위를 다른 곳으로 유인하기 위해있던 등산지팡이를 뱀의 오른쪽 바닥에 툭 하고 건들자 녀석이 잔뜩 움츠러들었다.

다시 끝이 Y자 모양을 하고 있던 나뭇가지로 녀석의 목덜미를 노리시던 아버지가 빠른 움직임으로 녀석의 목덜미를 꾹 눌러 제압하셨다.

언제부터 가지고 다닌 것인지 알 수 없는 유리병을 가슴에서 꺼내시곤 녀석을 그곳에 가두시곤 그만 하산하자고 보채셨다.

산에서 내려오면서 궁금해졌다.

[아빠 산에서 뱀을 만나면 어떻게 해요?] [놀라서 도망가면 따라오니 가만히 있어야 해 그러면 알아서 지나간단다.] [만약 놀라서 달아나는 데 따라오면 어떻게 해요? 싸워야 하나?] 히죽거리며 장난스럽게 이야기했지만, 아버지는 진지하게 [그럴 땐 갈지자로 달아나야 한다.] 고 말씀하셨다.

[왜요?] [직선으로 달리면 빨리 따라오는데 갈지자로 뛰면 꺾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 시간을 벌 수 있거든]

배시시 웃으며 장난기가 발동한 내가 [그래도 계속 따라오면] 하며 베슬베슬 웃으며 이야기하자 아버지는 가던 걸음을 멈추시곤 내 목을 뒤에서 와락 안으시며 말씀하셨다.

[아까 아빠가 하는 것 봤지! 이렇게 목덜미를 콱 잡으면 된다. 이 녀석아] 하시며 체온을 나눴다.

집에 돌아온 후 아버지가 백사 주를 만드셨지만, 그 모습을 보지는 못했다.

다만 그날의 기억이 잊힐 때쯤 연탄 광 한편에 그날의 유리병에 라벨이 붙여진 채 발견되었을 때야 비로소 녀석의 마지막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너무 신기한 건 아버지는 백사 주 말고도 머루주, 더덕주, 오디주, 도라지 술, 말 벌주 등... 무수히 많은 술을 담그셨지만 단 한 번도 드시지는 않았다.

그리 만들어진 녀석들은 접대용으로 사용될 뿐이었다.

[아빠는 드시지도 않으면서 그런 걸 뭐 하러 만드세요?] [하하하 손님 주려고 만들지!] [뭐야! 그럼 손해를 보는 거네!] 삐죽거리며 비아냥거리는 나를 한동안 쳐다보시던 아버지가 내 양어깨를 잡아 뒤틀린 몸을 바로 세우시곤 이리 말씀하셨다.

[친구를 사귀는데 수지 타산을 하면 안 돼! 그런 건 장사치나 하는 것이지 친구를 사귀려면 나의 것을 내어주는 데 있어 아까워하기보다 그 친구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를 먼저 생각해야 해!]

지극히 현실주의자였던 내가 이해하긴 힘든 말이었다.

그리고 그 말을 이해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고 지금은 내가 오랜 시간 끝에 알아낸 아버지의 말씀을 자식들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친구에게 어떤 도움이 될까를 먼저 생각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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