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인사관리 2025년 3월호 기고문
[장면 #1]
Microsoft는 일자리를 줄일 계획이며 성과가 저조한 직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Meta는 성과가 낮은 직원들을 해고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Microsoft는 "고성과/핵심인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고, Meta의 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회사 직원들에게 이번 조치가 "성과 관리의 기준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장면 #2]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정부의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프로그램을 종료하도록 지시했으며, 연방 정부 직원들의 근무 형태에도 변화를 예고했다. 그는 원격 근무가 가능했던 직원들 중 절반 가량이 최소한의 부분적 재택근무를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연방 직원들이 주 5일 사무실에서 근무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마존부터 JP모건에 이르는 대기업들은 직원들에게 사무실 복귀를 요구하고 있으며, 일부 기업은 전면 출근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 아마존은 이러한 조치가 기업 문화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으며, JP모건은 이를 가장 효율적인 운영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위 두 장면의 내용은 ‘2025년 1월 29일 자 미국 Business Insider’에 실린 ‘Bosses Are Done Caring How You Feel’이라는 기사의 내용이다. 이 기사를 보면 앞으로 미국 기업이 추구해 나갈 기업문화의 방향을 어느 정도 유추해 볼 수 있다.
잠시 과거로 돌아가 보겠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Covid-19로 촉발된 팬데믹 시기에 미국 기업의 일하는 방식, 조직문화는 큰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1. 직원 복지 및 워라밸(Work-Life Balance) 중시
원격 근무 및 하이브리드 근무 모델이 확산되었고, 정신 건강 지원 프로그램, 웰니스 휴가, 복지 수당 등의 도입으로 직원들의 건강과 행복을 고려하는 기업이 빠르게 늘어났다. 2000년대 미국 경제성장을 이끈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기업문화의 모습은 ‘Hustle Culture’였다. 구글, 메타 등 실리콘밸리의 성공 기업들이 ‘intense, all-consuming work culture’를 표방했고, 해당 기업들의 성공 모습을 추종하는 기업들이 많아지면서 해당 문화가 미국 전역에 확산되고, 구성원들에게도 성공하고 의미 있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 일해야 한다는 생각이 자리 잡게 되었다. 하지만 팬데믹 이후 많은 사람들이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기 시작했고, ‘Quiet quitting(조용한 사직)’, ‘Soft life(편안한 삶)’, ‘Bare Minimum Mondays(한 주간의 업무 스트레스를 줄이고, 에너지를 비축하고자 월요일에는 최소한의 업무만 하는 것)’등이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2.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DEI) 강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주요 기업들은 조지 플로이드 살해 사건과 그에 따른 미국 전역의 인종 문제 성찰의 이슈, 빅테크 기업에서 일어난 성추문 사건, 성장중심의 미성숙한 조직문화가 만들어 낸 차별 등의 이슈를 해결하고자 다양성(Diversity), 형평성(Equity), 포용성(Inclusion)을 기업의 최우선 가치로 설정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입하는데 큰 비용을 투자하였다. 사회적 사건 및 내부 이슈 등으로 시작되었지만 미국 선도 기업들이 DEI에 관심을 갖게 된 진짜 이유는 ‘다양한 사회적 배경을 가진 고객을 제대로 이해하고 충분히 알고 있어야, 가장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었고, 또한 최근 인재들이 기업을 선택할 때 얼마나 다양성이 존중되는가를 살펴보고 있기 때문에 기업들이 관련 투자를 강화했던 것이다.
3. 더 유연하고 협업 중심적인 조직 문화 확산
전통적인 수직적 조직 구조에서 탈피해, 수평적이고 팀 중심적인 조직 구조가 선호되었고, 애자일(Agile) Process가 소프트웨어 개발 관련 업무 수행에 국한되지 않고, DT/AI 시대에 발맞춰 기업 전반의 일하는 방식 개선 기준으로 활용되기 시작하였다. 애자일은 기업의 성공적인 DT전환 및 AI도입을 이끌어 냈고, 업무 수행 시 부서 간 경계를 허물고, 팀원 개인에게 의사결정 권한을 많이 부여하여 ‘직무 전문성’이 더욱 중요하게 부각되었다.
하지만, 2024년이 시작되면서부터 흐름이 바뀌기 시작하였다. 바로 노동시장의 힘이 근로자에서 기업으로 이동을 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의 다운사이클이 지속되면서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줄이고, 최근 몇 년간 과다하게 채용한 인력들을 빠르게 구조조정 하기 시작했다. ①노동시장의 경색, ②거시경제의 불확실성 지속, ③인플레이션의 가속화 등으로 인해 직장의 안정성이 더욱 중요해지고, 그에 따라 퇴직율(Job Quits Rate)도 최근 10년 중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즉, ‘the Great Resignation(대퇴사)’ 시대에서 ‘the Big Stay(대잔류)’ 시대로 전환된 것이다.
그렇다면 ‘the Big Stay(대잔류)’ 시대 속 미국 기업에서 나타나고 있는 기업문화의 특징은 무엇인가? 최근 발표된 여러 아티클 및 언론 기사 등을 종합하여 새롭게 대두되면서도 중요성이 높은 세 가지 조직문화의 모습을 소개하도록 하겠다.
[미국 기업에서 새롭게 등장한 조직문화 특징 ①직원 간의 연결/관계 회복을 위한 노력]
팬데믹 기간 동안 사회적 거리 두기와 비 대면/원격 근무 등으로 인해 조직 구성원 간의 교류가 제한되다 보니 그에 따라 감정적 분리가 발행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그리고 재택근무로 대표되는 비 대면 근무에 익숙해진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서로를 마주하고 함께 협업하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다시 사무실로 모여 일하는 것이 Main Policy가 된 현시대에 맞는 구성원 간의 연결을 촉진하는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활성화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이러한 변화에 대해 구성원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 기업들은 CEO가 직접 메시지를 발표하여 구성원들에게 이러한 변화의 필요성/당위성을 설명해 나가고 있다.
아마존 CEO인 Andy Jassy가 전 세계 아마존 구성원들에게 ‘Strengthening our culture and teams’이란 제목의 메시지를 보내면서, 고객과 비즈니스에 최상의 결과를 제공하기 위해 그리고 아마존 고유의 좋은 문화를 유지하고 이를 통해 구성원 간 연결되어 브레인스토밍 및 협업을 활성화하여 효과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즉, 5년간 원격 근무를 해 봤는데 ‘득보다는 실’이 많았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이제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 사무실에 모여서 일하는 것이 아마존의 일하는 방식이고, 이를 통해 아마존이 창출해 내야 하는 본질적인 가치를 고객에게 더 잘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다.
[미국 기업에서 새롭게 등장한 조직문화 특징 ②조직 내 학습과 성장의 기회 부여]
많은 기업들이 다운 턴(Down-turn) 사이클 상황에 처해 있지만, 다가올 그로우스 턴(Growth-turn) 사이클 상황을 준비해야 한다. 지금은 효율적으로 기업을 운영해 나가기 위해 신규채용 감소, 인력 구조조정 그리고 더 나아가 급여에 대한 동결 또는 삭감 등의 전략을 쓰고 있지만, 앞으로 다가올 상황의 준비를 위해서는 적극적인 투자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기업들이 확보해야 할 역량/스킬 등을 외부노동시장을 통해 공격적으로 수급해 왔지만 ‘대잔류 시대’ 지금은 현재 확보하고 있는 인적자원의 ‘학습과 성장’을 통해 필요한 역량과 스킬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 선도 기업들은 앞다투어 거시적인 현 상황 및 기업의 전략(보수적, 안정적)이 회사의 성장을 저해시키지 않도록 직원들의 성장을 격려하는 정책과 이를 뒷받침하는 조직문화 활성화 노력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 SHRM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미국 기업의 53%에서 직원의 역량 개발(Upskilling & Reskilling)이 최우선 과제로 설정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세계경제포럼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기업 가운데 77%는 2030년까지 기존 직원들이 AI와 함께 더 잘 일할 수 있도록 재교육 등을 할 것이라는 응답을 하였다. 추가적으로 미국 내 선도 기업들은 구성원들의 학습과 성장이 문화로써 자리매김하기 위해 ⓐ최고 경영자의 관심과 지원, ⓑ조직 내 자발적인 학습조직 형성과 일정 근무시간에서 해당 학습조직 활동을 지원하는 정책, ⓒ현장 리더들이 구성원의 육성 현황에 대한 모니터링 및 코칭/피드백 등을 강화하는 노력을 함께 하고 있다.
[미국 기업에서 새롭게 등장한 조직문화 특징 ③조직 내 안정 및 안전감 제공]
팬데믹 기간의 경험하지 못한 불안정성, 이후 세계경기침체로 인한 높아진 불안감, 이어진 대규모의 해고 사태 등 최근 몇 년간 미국 기업 내 구성원들은 엄청난 양의 스트레스를 받아왔고 지속적인 큰 변화에 지쳐가면서 그 어느 때보다 조직 내 안정/안전감을 갈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SHRM 보고서에 따르면 직원들의 66%가 정신 건강 문제에 직면하고 있고 기업들이 관련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지만 직원들은 여전히 충분한 지원을 받고 있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기업들도 이 상황을 인지하고 있으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 관련 예산을 유지하면서 기업이 구성원들에게 ‘신뢰’를 심어주고 인재들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직장환경의 ‘안정/안정감’과 ‘예측 가능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이를 제도와 문화로 풀어나가고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EAP 프로그램을 통해 직원들의 정신적, 정서적 안정을 지원하기 위한 상담 서비스나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직원들이 개인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동료들과의 관계를 개선하며, 업무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기업문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는 ⓐ상호 멘토링 프로그램(시니어 직원과 주니어 직원 간의 멘토링 관계를 구축하여 지식 공유와 상호 지원을 촉진하고, 이를 통해 직원 간의 유대감 강화 및 성장을 촉진함), ⓑ커뮤니케이션 워크숍(대면 근무 시대에 맞추어 효과적인 대면 커뮤니케이션 스킬 확보를 통해 소통 시 발행하는 오해를 줄이고, 협업을 강화하고, 긍정적인 조직문화 형성에 효과적)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에이미 에드먼슨(Amy Edmondson) 교수는 심리적 안전감이 팀의 학습과 성과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하였다. 에이미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팀원들이 실수나 문제를 자유롭게 제기할 수 있는 환경이 팀의 학습 속도와 성과를 좌우한다고 한다. 결국 ‘대 잔류의 시대’, ‘장기적 불황의 시기’라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기업들은 구성원의 심리적 안전감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상호 연결되고 소통할 수 있는 장을 지속 마련하며 함께 학습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개인의 성장과 기업의 미래 성장의 동력을 확보하는 준비를 함께 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본 글은 월간인사관리 2025년 3월호에 필자가 기고했던 글을 가지고 왔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