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독서모임이 지켜준 나의 삶

by 독서로 경영하라

아무리 돌아봐도 내가 가장 잘한 선택은 책을 읽기 시작한 일이었다.

그리고 더 잘한 선택은, 그 책을 독서모임에서 ‘함께’ 읽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 시간이 어느새 22년을 넘어섰다.


토요일 이른 아침 집을 나설 때의 기분은 늘 신선하다.

요즘엔 잠든 도시 위에 차가운 공기가 맴돌고,

그 공기를 가르며 같은 방향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른 아침 수년째 같은 얼굴을 보지만

매주 다른 책을 통해서 새로움과 변화를 이야기한다.

그래서 늘 배운다는 느낌이 있다.


생각을 통해 서로에게 배움을 주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나는 이 모임을 통해 확실히 알게 되었다.

리더스클럽은 2002년 9월 전주에서 시작되었다.


“같이 책을 읽어보자”는 소박한 제안에서 출발했지만

그 ‘함께’라는 힘은 시간이 지나며 예상보다 훨씬 깊어졌다.

몇 사람이 모여 시작한 새벽 독서모임은

입소문이 퍼지며 자연스럽게 규모가 커졌고,

지금은 토요일 새벽만 1200회를 넘겼다.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새벽 7시, 책을 들고 한자리에 모여든다.

그들의 얼굴에는 피곤함보다

배움의 기쁨이 먼저 보인다.


이 모임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오래되었기 때문이 아니다.

22년 동안 한 번도 흐트러지지 않은 꾸준함,

그리고 그 꾸준함 속에서 서로를 지켜준 관계 때문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나가기도 하고

새로운 회원이 들어오기도 하지만

누군가는 그 자리에 있었기에 지금이 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삶을 조금 더 깊게 그리고 다르게 바라보겠다는 태도이다.

독서모임은 그런 태도를 가진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여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자신의 삶을 정리하고 확장하는 자리였다.


리더스클럽의 사명선언문도

누군가 화려한 비전으로 만든 것이 아니다.

“우리는 독서와 정보공유로 가치 있는 삶을 이루어간다.”

이 짧은 문장은

우리가 왜 이 자리에 계속 모이는지를

22년 동안 흔들림 없이 붙잡아 주었다.

상실을 겪은 시절도 있었다.

마음이 무너져 내릴 때도 있었고,

삶의 중심이 흔들리던 순간도 있었다.

그럴 때 달리기가 몸을 붙잡아 주었다면,

책은 마음의 기둥과 생각을 다시 고쳐주었다.


책 한 권을 읽고

그 책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듣는 과정 속에서

흐트러진 마음이 조금씩 모양을 되찾았다.

독서는 혼자 하는 일이지만

함께 읽을 때 훨씬 더 큰 힘을 갖는다.

혼자라면 스쳐 지나갈 문장도

누군가의 이야기를 통해 다시 살아난다.


바빠서 책을 읽지 못할 때

누군가의 독서로 얻은 지혜와 생각은

나를 성장시켜 주는 자양분이 되었다.

그 작은 울림들이 쌓여

우리 각자의 삶을 조금씩 바꾸어 놓았다.


토요일 새벽,

서로의 목소리가 겹쳐 만들어내는 토론의 흐름은

마치 하나의 음악 같다는 생각을 한다.

저마다 다른 목소리가 서로를 해치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소리를 만들어낸다.


전주의 한 모퉁이에서 시작된 이 작은 하모니가

앞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전해져

그들의 삶도 변화시키기를 바란다.

22년 동안 독서모임이 내 삶을 지켜준 것처럼,

누군가의 삶에도 같은 힘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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