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 시간의 독서로 누그러들지 않는 어떤 슬픔도 알지 못한다.”
몽테스키외의 이 문장을 처음 만났을 때, 나는 그 문장의 무게를 단번에 이해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시간들이 있었다.
도망칠 힘도, 버틸 여유도 없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을 수는 있었다.
그리고 읽는 동안, 마음은 조금씩 누그러졌다.
그 순간을 건너갈 힘도 함께 생겨났다.
읽기는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소극적이면서도 가장 적극적인 행동이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아도 되고,
누군가를 설득할 필요도 없으며,
그저 책 앞에 앉아 있다는 사실만으로
나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되었다.
그 시절 그리고 최근에도 자주 읽는 책 중 하나는
조셉 M. 마셜의 《그래도 계속 가라》였다.
삶은 고난의 연속이지만 멈추지 말라는 메시지는
달리기를 하며, 중년의 시간을 지나며,
상실을 견디는 내 태도와 자연스럽게 겹쳐졌다.
이 책은 답을 주기보다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주었다.
(몇년 전 인생책으로 유튜브에 소개한 적도 있었다. 검색 '조석중 그래도 계속가라')
읽기를 통해 나는 편안해졌다.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되었다.
문제는 사라지지 않았지만
문제를 대하는 태도는 분명 달라졌다.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던 시기,
아버지와 외삼촌을 연달아 떠나보낸 시간,
아무것도 붙잡지 못할 것 같던 순간에도
책만큼은 붙잡을 수 있었다.
책은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새벽 아침, 스탠드 불빛 아래에서 책을 읽으며
가슴이 뜨거워지던 순간들이 있었다.(지금도 경험한다)
카페에서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책을 읽으며
조금 더 큰 꿈을 꾸기도 하고 어이디어도 만들어진다.
월요일 오전, 전주 교보문고 서점을 찾는다.
서점에서의 경험은
세상의 흐름과 변화를 읽었다.
도서관을 가면 넢게 쌓여있는 책장아랴에서
생각을 깊이 가라앉힐 수 있었다.
힐링센터와 같은 느낌이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맑은 날이나 흐린 날이나
책과 함께 했던 그 시간들을 돌아보면
정말로 모든 날이 좋았다.
(이 말은 드라마 도깨비에서 나온 대사중 제일 좋아하는 대사)
어느 순간부터
혼자 읽던 책을 누군가에게 전하고 싶어졌다.
독서모임 이야기를 해달라는 강의가 생겼고,
진행자 과정을 만들었고 다양한 곳에서 나누었다.
그러면서 책 <독서를 명령하라> 출간으로까지 이어졌다.
판문점 JSA 경비대대에서부터
교도소 안의 수형자들까지,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던 계기도
모두 읽기에서 시작되었다.
읽기는 자연스럽게 생각을 정리하게 했고,
그 정리는 결국 쓰기로 이어졌다.
쓰기는 마음을 밖으로 꺼내는 또 다른 행동이었다.
읽는 것은 내가 익어가는 것이다.
읽는 것은 나를 이해하고, 세상을 이해하는 것이다.
https://youtu.be/5xU9OJA3x-k?si=5ZhJYek1-O0PhY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