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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작가로부터 배우는 '글쓰기의 비법'

왜 이 글을 써야만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목적의식이 주는 힘 '조정래의 집필 계획서' 


프랑스의 철학자 '폴 발레리'는 "생각한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라는 이야기를 했다. 몇번만 되뇌이면 참 무서운 문장같다. 생각을 실천하지 않은 자의 결말은 변명일색일수 있다. 당연하다고 알고있는 것이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을 실천하는 삶'이다. 글쓰기를 이끌어주는 방향성을 조정래 작가의 '집필계획서'를 보면서 느꼈다.  


아리랑 문학관에는 소설 아리랑을 집필하기 위해서 지구를 세 바퀴 이상 돌았던 조정래 작가의 글쓰기와 관련된 도구와 글쓰기를 위해서 스스로를 글감옥에 가둬야만 했던 작품의 집필계획서가 전시되어 있다.  참고로 나는 이곳에 20여차례 이상 방문한 경험이 있다. 

아리랑 문학관 (전북 김제 소재) 1전시실~3전시실 (집필원고, 작가와 작품 연보, 취재수첩, 노트, 애장품 전시)

 

조정래 작가는 컴퓨터나 디지털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원고지에 펜으로 한자 한자 원고를 쓰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또한 마감일을 철저하고 정확히 지키는 작가로도 유명하다. 무엇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글쓰기에 집중할 수 있는 힘을 주었을까? 여러가지 중에서도 아리랑 문학관에 전시되어 있는 '소설 아리랑, 집필 계획서'에서 몇가지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소설 <아리랑> 집필계획 , 전북 김제 아리랑 문학관 전시물


첫째, 글쓰기의 분명한 목적의식으로 시작하라

조정래 작가는 작품 시작 전 분명하고 구체적인 집필계획을 수립함으로써, 명확한 목표의식으로부터 글쓰기가 시작이 되었다. 소설 아리랑의 경우 총2년간의 전체집필기간을 매일같이 쓰는 원고지 매수를 모두 계산하여 '한달, 1년, 2년 기간동안' 쓸 수 있는 원고지의 전체매수와 12권이라는 책의 권수까지 아주 구체적으로 계획을 했다. 


조정래 작가의 아리랑 집필계획은 아래와 같다. 

매일 원고지 20매씩을 23일 기준으로 한 달 집필량을 460매로 산정하였고 (23일 x 20매 = 460), 1년 집필량을 5,590매 (12개월 X 460매 = 5,590매), 2년 집필량을 11,180매 (5,590매 X 2년 = 11,180), 마지막 집필년도 4개월분을 12, 560매 (11,180 x 1,380 =12,560), 마지막 집필년도 9월분까지를 18,010매 (12,560매 X 5,450 = 18,010) , 총 권수는 12권 (18,010 / 1,500매 (권당) = 12권)


하지만 이 글을 꼭 쓸 수밖에 없는 '목적의식'이 담긴 집필계획서 첫 장은 매일같이 글을 쓰는 작가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가장 큰 방향성이 되었을 것이다. 어떤 일을 할 때에 그 일을 왜 하는지에 대한 '목적의식'은 매일 같이 스스로를 이끌어가는 동기가 되기도 한다. 

<아리랑 집필 계획서> 중에서 


둘째, 다양한 메모와 스케치로 생각을 정리하라

아주 평범한 사람일지라도 자신의 생활속에서 무엇인가 귀한 것을 이루고 싶은 조그만 욕망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언제 어디서나 시도할 수 있는 것이 '메모'다. 즉, 사소함은 위대함으로 가는 지름길임을 인식시켜주는 것이 메모다. 조정래 작가의 경우 휴대용 수첩에 등장인물, 이름, 특징등을 메모한 노트의 분량이 1권이 넘었고, 스스로의 생각을 그림으로 정리한 흔적들을 자주 엿볼 수 있다. 

셋째, 집중과 몰입으로 목표에 집중하라 

볼펜심의 두께나 촉감까지도 장편의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조정래 작가의 경우에는 볼펜심을 쥐는 작은 손가락의 힘에도 민감해질수 있다는 생각에서 '소설 아리랑' 을 종료할 때까지 세라믹펜으로만 집필을 했다고 한다. 2년동안 집필하는데 주로 쓰였던 세라믹펜의 숫자만 586개였다고 한다. 


 매일 글을 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 쉽지 않은 일을 강력하게 이끌어 줄 수 있는 그 무엇이 있어야 한다. 조정래작가의 경우에는 집필계획서였다. 그 한장에 왜 이 일을 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강력한 목적의식부터 매일 매일의 구체적인 계획까지 나와있다. 글쓰기가 막연하다면 우선 집필계획서부터 작성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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