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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를 만드는 축제 ‘전주독서대전’

요즘 전국이 축제의 시간이다.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전면 대면으로 진행하고 있는 축제가 펼쳐지다 보니, 축제장마다 넘치는 인파와 함께 공연, 행사가 그 어느 때보다 풍요롭다.


 2022 전주독서대전이 9월 30일부터 10월2일까지 사흘 동안 있었다. 필자도 책에 관심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지역에서 개최하는 독서 축제에 참여하게 되었고, 하루 이틀 참여하다 보니, 사흘 모두를 참여하게 되었다. 다른 곳에서 펼쳐지는 독서 축제와 비교도 하게 되었고 전주독서대전 만이 가진 특징도 유심히 살펴보는 기회가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획과 운영 그리고 목적에 맞게 콘텐츠의 구성과 행사가 잘 어우러진 책의 축제였다. 전주의 축제가 아닌 전국의 축제라해도 손색이 없는 축제였다. 함께 책 축제에 참석했던 지인은 2023년 내년에도 꼭 와보고 싶다는 말은 거듭 전했다. 


 모든 행사에는 목적이 있다. 하지만 그것을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모든 단계에서부터 목적을 공유하고, 그 목적을 위해서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검토하고 프로세스에 맞게 진행해나간다면 프로젝트는 성공하게 된다. 전주독서대전의 경우 전주에서 개최되는 책 축제이지만, 이미 2017년 대한민국독서대전 개최의 경험을 바탕으로 2018년부터는 전주독서대전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행사에 강연자로 참석했던 뇌과학자 장동선 박사는 전주독서대전 다양한 행사와 기획전시 및 시민책방의 다채로움에 감탄하며, 강연을 마치고서도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며 축제를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유튜버로도 활동하면서 14만 명 이상 되는 구독자를 가지고, 다양한 방송활동을 하는 장 박사에게도 전주독서대전의 책 축제는 인상적이었던 것이다.  


 행사가 왜 잘 되는지 나름대로 한번 분석해봤다. 우선 행사전문업체에 모든 것을 위탁해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전주시립도서관에서 기획하고 운영하고, 그 과정에서 전문가들과 시민들이 함께 참여한다는 점이었다. 실무부서와 함께 실무기획단에서 아이디어와 콘셉트, 기획을 주관하고, 실무협의체에서 피드백 및 지원방안을 논의하다 보니 새롭고 창의적인 행사 등이 눈에 띈다.


 전라북도 교육청을 비롯한 전라북도와 전주시 등의 관련 단체들이 추진협의체로 활동하다 보니, 실제적이고 유익한 프로그램들이 많았고, 홍보도 자연스럽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어린아이들을 동반한 부모들이 예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책 읽는 독서문화를 확장하고 책의 도시를 만든다는 근본적인 도서관의 목적에 시민들도 크게 반응했다. 매년 전주의 책으로 선정된 도서를 시민들이 1년 동안 함께 읽고, 독후감 대회. 필사하면서 직접 쓰고, 독서대전 행사 때에는 전주시독서동아리 연합회 주관으로 많은 시민이 함께 모여서 책을 주제로 토론과 대화한다. 


 책으로 할 수 있는 '읽기, 쓰기, 말하기'와 함께 저자의 강연, 체험행사가 함께 있다 보니 다채로운 행사가 될 수밖에 없다. 지역의 서점뿐만이 아니라 국내에서도 큰 규모로 활동하는 메이저급 출판사들의 도서 판매 부스는 쉽게 볼 수 없는, 다양한 책들을 만나볼 수 있는 즐거운 경험도 하게 했다.


 마지막으로 타성에 젖어있지 않은 공무원들의 태도가 돋보였다. 실무기획단장과 함께 전주시립도서관 해당 부서의 직원들, 그리고 사흘 동안 직원 모두가 참여하면서 행사장 저곳을 움직이면서 현장을 모니터링하고 현장에서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있었다. 한결같이 책의 도시 전주, 그리고 전주독서대전이 책 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믿고 있었다. 해당 부서의 직원들은 3일 동안 행사장에서 상주하면서 안내와 진행이 원활하도록 보이지 않게 뛰고 있었다. 친절함과 다정함은 눈에 보일 정도로 몸에 배어 있었다. 


 "신념이 있는 자에게 삶은 축제다"라는 말이 있다. 축제 이전에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행사를 기획하고 그 과정의 어려움조차 즐거움으로 받아들이고, 시민들에게 독서문화라는 큰 선물을 주고, 책의 도시라는 타이틀에 걸맞는 축제 현장이 2022 전주독서대전이었다.      


조석중 (독서경영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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