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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다정함은 생존이다

"너는 봄날의 햇살 같아. 너는 나한테 강의실의 위치와 휴강 정보와 바뀐 시험 범위를 알려주고, 동기들이 날 놀리거나 속이거나 따돌리지 못하게 하려고 노력해. 지금도 너는 내 물병을 열어주고, 다음에 구내식당에 또 김밥이 나오면 나한테 알려주겠다고 해. 너는 밝고 따뜻하고 착하고 다정한 사람이야. 봄날의 햇살 최수연이야."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주인공이 동료 변호사 최수연에게 말한 대사다. 이런 봄날의 햇살 같은 다정한 사람이 내 옆에 있다면 좀 더 살만한 세상이 될 듯하다.     


브라이언 헤어와 버네사 우즈의 책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에서 '인류 생존 비결은 강함이 아니라 다정함 즉 친화력에 있다'라는 주장한다. 여러 인간종에서 호모사피엔스가 살아남은 이유가 '다정함'이라는 것이다. 인간은 다른 종과 달리 공감과 협력할 줄 알았기에 생존했다는 이론이 요즘 더 귀 기울여진다.      


'마음이론'이라는 심리학 이론이 있다. 동물들은 손짓을 하지 않는 데 반해서 인간은 손짓만으로도 반응한다. 동물과 달리 인간은 생후 9개월이 지나면 엄마가 손짓하면, 손가락 끝을 보는 것이 아니라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이나 가상의 선을 따라간다는 것이다.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고 생각하는 마음이론 능력이 인간에게는 있다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에서 많이 발생하는 ‘서로의 입장 차’라는 것은, 손가락을 바라보느냐, 그 가리키는 방향과 목적을 바라보느냐의 문제일듯하다. 마음을 해석하고 읽는 것은 쉽지 않다. 오히려 고통이 되기도 한다. 누군가가 나를 미워하고 괴롭힌다는 확신이 마음에 들 때는 증오가 생기기도 한다. 실제로는 우리 생각에 있고, 대부분은 타인의 생각에 대한 나의 추측으로 만들어진 것들이 많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친화력의 또 다른 형태는 의미 있고, 이타적인 행동으로도 나타난다. 집단 내 타인을 위해서 자신의 시간과 비용을 들여, 기꺼이 돌봄을 제공하고 유대를 맺으며 심지어 자신을 희생하기도 한다. 낯선 누군가를 돕는 행위, 장기를 기증하거나, 길가에 쏟아진 물건을 주워주거나, 누군가 길 건너는 것을 도와주는 작은 친절 등이다.      


'진화의 역사에서 인간이 가장 협력적인 종이며, 다정한 종이었던 인간은, '자기 가축화'를 통해서 친화력을 더욱 향상했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사회화 과정에서 협력하고 소통하면서 공격성 같은 동물적 본성이 억제되고 진화되었기 때문이다. 최근 교육의 주제로도 많이 언급되고 있는, 인간의 공감 능력, 친절함, 다정함은 진화를 통해서 얻은 고유한 특성이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비대면 문화, 감정을 동반한 직접적인 소통보다는 디지털 환경에서의 편리한 소통에 익숙해져 있다. 혼자서 살 수 없는 세상이라는 것을 안다면 이제는 어떻게 협력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서로의 공감과 친절함을 바탕으로 변화에 대한 서로의 삶을 만들어야 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다정한 말 한마디, 친절한 행동은 불편한 관계에 있거나 전혀 다른 입장을 취할 때도 큰 위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적에서 친구로 만들 수 있는 일도 있다.


살아남고 진화를 위한 전략이 다정함이라는 주장을 떠나서, 좀 더 우리 사회가 협력적이며, 다정함이 가득했으면 한다.      


“다정함은 생존이다!”라는 구호가 필요한 때다.      



소개도서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 지음 / 디플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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