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말고 사회를 치료하고자 하는, 나는 ‘작업치료사’입니다
※ 일러두기
2019년까지 병원에서 작업치료사로 일하다 퇴사한 저는,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차별 없이 살아가는 것이 우리 사회의 일상이 되길 바라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라는 시민사회단체의 일원이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전업 활동가로 일한 기간은 6개월 남짓. 결코 길지 않았지만, 그 짧은 기간 동안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 대해 많이 배웠습니다. 특히 장애인의 일상이 변화하기 위해서는 장애인을 둘러싼 사람과 마을, 즉 지역사회의 변화가 제도적 변화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됐지요. 그래서, 그냥, '지역사회에서 장애인과 함께 살아 보자'는 단순한 생각으로 장애인활동지원사 일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지역사회에서 장애인과 함께 재밌게 지낼 방법을 찾다 보니 식사 모임, 그림 모임, 춤 모임, 술자리, 이야기자리, 상영회, 간담회 같은 이런저런 마을 활동에 함께 참여하게 됐어요. 장애인과 함께 둘이서 할만한 활동이 보통 지역사회에 그리 많진 않거든요. 그렇게 하루하루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다 보니, 운 좋게도 동네에 있는 의료협동조합에 소속되어 방문 작업치료사로 일할 기회까지 얻게 되었습니다. 참 신기한 게, 장애인과 함께 재밌게 살 궁리를 하다 보면 결국 제 삶에도 참 재밌는 일이 많이 생기더라고요.
'병원이 아닌 지역사회 환경에서 작업치료를 해보고 싶다.' 병원에서 작업치료사로 일할 때 항상 하던 생각입니다. 지역사회에서 방문 작업치료사로 실제 일하며 경험한 것을 세 편의 글로 나누어 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