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주주구성은 기업의 지배구조와 의사결정 체계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서, 투자자들은 이를 통해 해당 기업의 경영 안정성과 미래 성장 가능성을 판단하게 된다. 또한 주주들 간의 이해관계와 권리 배분 상태를 파악함으로써,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리스크도 예측할 수 있다.
주주구성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많은 창업자들은 이를 생각보다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초기 창업 시점에는 창업자와 공동창업자들이 대부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지분 희석에 대해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며, '회사를 위한 의사결정'이라는 명목 하에 다양한 방식으로 지분을 활용하곤 한다.
창업자의 지분율이 변동되는 주요 상황은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투자 유치 과정에서의 지분 희석이다. 투자자들은 회사의 기업가치를 산정하여 주당 가치를 결정하고, 신주발행을 통해 주식을 인수한다. 이때 발행되는 신주 대금은 회사의 자본금으로 유입되며, 신주 발행 규모만큼 기존 주주들의 지분은 자연스럽게 희석된다. 다만, 일반적으로 투자 유치 시에는 기존 주식의 주당 가치보다 높은 가격으로 신주가 발행되므로, 창업자가 보유한 지분의 실질가치는 상승하게 된다.
둘째, 인재 채용을 위한 지분 활용이다. 국내외에서 널리 활용되는 방식으로,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해 스톡옵션을 부여하거나 창업자의 구주를 직원에게 양도하는 방식이다. 이는 회사에 대한 구성원들의 주인의식과 충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단기적인 현금 유출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셋째, 창업자의 구주 매각이다. 초기 스타트업에서는 창업자의 급여가 미지급되거나 최소화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성장하여 어느 정도 재무적 안정성을 확보하면 창업자도 정상적인 급여를 수령할 수 있게 되지만, 결혼이나 주택 구입 등 개인적인 자금 수요가 발생할 경우 창업자는 자신의 지분 일부를 매각하려는 시도를 하게 된다. 이 경우 주주들의 동의를 얻어(때로는 동의 없이) 기존 주주가 아닌 외부 투자자나 제3자에게 지분을 매각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지분 변동의 상황들은 창업자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일 수 있다. 회사의 성장을 위한 투자 유치,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한 지분 활용, 그리고 개인적인 자금 수요에 따른 매각은 모두 나름의 타당한 이유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이 창업자의 지분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이는 창업자가 적절히 통제하지 못하는 지분구조와 창업자의 낮은 지분율이 초래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 때문이다.
지분의 통제 불가능한 외부 유출이 발생할 경우, 가장 우려되는 문제는 외부 거래 가격으로 인한 회사 가치의 하락이다. 투자 시점부터 창업자와 투자자는 회사 지분 가치의 지속적인 상승을 기대하며, 특정 가격 이하에서의 거래를 방지하고자 한다. 그러나 공동창업자나 스톡옵션을 받은 임직원이 퇴사하면서 보유 지분을 가지고 나가는 등, 지분이 통제권 밖으로 이탈하는 상황은 예상보다 빈번하게 발생한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외부로 유출된 지분이 시장에서 어떤 가격에 거래되는지 통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투자자들이 100억 원의 기업가치로 투자한 기업이 300억 원 규모의 후속 투자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부 시장에서 해당 기업의 주식이 50억 원 가치로 거래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면, 신규 투자자나 이해관계자들의 투자 의사결정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창업자의 낮은 지분율은 기업 운영에 다양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대부분의 창업자들은 보유 지분율과 관계없이 회사를 자신의 자식처럼 여긴다고 말하지만, 현실은 이와 다른 경우가 많다. 실제로 외부에서는 창업자의 지분율을 회사에 대한 책임감의 직접적인 지표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으며, 더 중요한 것은 창업자 스스로도 이에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창업자가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할 때는 확고한 주인의식을 가지고 있다가, 30%나 10% 수준으로 지분이 희석되면서 열정과 헌신도가 함께 감소하는 경우는 흔히 볼 수 있다. 특히 공동창업자들과 동일한 비율로 지분을 나눈 경우, 책임감도 그만큼 분산된다고 생각하는 경향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투자자들은 창업자의 지분율을 최대한 유지하려 노력하며, 이를 통해 사업에 대한 책임감과 몰입도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시키고자 한다.
더욱이 창업자의 낮은 지분율은 기업공개(IPO) 과정에서도 심각한 걸림돌이 될 수 있다. IPO는 투자자들의 주요 회수 수단인데, 창업자의 지분율은 상장심사 과정에서 경영 안정성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로 작용한다. 5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창업자가 있는 기업과 10% 미만의 지분율을 가진 창업자의 기업을 비교할 때, 대주주의 경영 안정성 측면에서 전자가 훨씬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지분 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마지막 강조점으로서, 창업자는 한번 외부로 유출된 주식은 회수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점을 꼭 기억해야 한다. 지분을 활용하면 당장의 편의나 단기적 해결책으로는 매우 용이하지만, 그러한 결정을 내린 후의 대가는 장기간에 걸쳐 기업 운영에 심각한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창업자는 회사의 지분이 단순한 숫자나 일시적인 자원이 아닌, 기업의 미래 가치와 경영권, 그리고 의사결정의 자율성을 좌우하는 핵심 자산이라는 점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지분 구조의 설계와 관리는 창업자가 가장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전략적 의사결정 중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