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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는 중요할까?
/ 투자자 View>

by Seon


"투자자: 당신의 아이디어는 그렇게 특별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습니다."



많은 창업자들은 창업의 시작을 '아이디어'에서 찾는다. 일상생활 속에서 떠오르는 획기적인 생각들이 창업의 씨앗이 되고, 이 아이디어가 자신만의 특별한 발견처럼 여겨지면서 사업에 대한 확신을 키우는 계기가 된다. 그래서 이를 몇 번 검색해보고,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이거 정말 될 것 같아!"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하지만 현실은 예상보다 냉정하다. 가까운 투자자들은 아이디어에 대해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누군가는 비슷한 아이템을 이미 시도했거나 실패한 사례를 알게 되면서 처음의 열정이 흔들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많다. 새로운 시도를 향한 열정과 그 아이디어에 대한 자신감은 창업의 중요한 동력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상황이 다소 다르다. 투자자는 이미 다양한 스타트업과 기업들을 만나왔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들어보았기 때문에 창업자의 아이디어가 과연 새로운지, 실현 가능성이 있는지를 객관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환경에 놓여있는 경우가 많다.




“세계 최초라고 이야기하지만, 이미 10번은 들어본 아이디어들”


물론 투자자가 세상의 모든 아이디어 혹은 사업아이템을 알지는 못하지만, 다양한 기업을 만나는 투자자의 입장에서 보면 대부분의 경우 해당 아이디어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이미 10번 이상 이야기한 경우가 허다하다. 실제로 스타트업 창업 행사를 가보면, 시대의 흐름을 따라 유사한 아이템들이 우후죽순으로 등장하는 걸 볼 수 있다. 스마트폰 보급이 가속화될 때는 다양한 모바일 플랫폼과 앱들이 쏟아졌고,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비대면 서비스가 인기를 끌었으며, 최근엔 인공지능(AI)과 관련된 기술들이 창업 아이템의 주된 흐름을 이루고 있다. ChatGPT나 대형 언어 모델(LLM)과 같은 최신 기술이 공개된 이후에는 이들을 활용한 서비스와 관련 인프라가 특히 많이 등장했다. 그 때 그 때 각자가 주장하는 서비스의 컨셉은 다들 매우 비슷한데, 창업자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모두 자기들의 성공을 주장한다.


간혹 일부 창업자들은 세상에 없는 특별한 아이디어라며 자신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이미 시장 내에 유사한 시도들이 있었거나 경쟁자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설령 새로운 기술이나 특허가 있다고 해도, 투자자들은 그 기술 자체보다 그 기술의 사업화 가능성에 더 큰 관심을 갖는다. 결국, 아이디어만으로 성공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것을 이해하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투자자의 관점은 차별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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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좋은 아이디어는 뭔가?"


새로운 아이디어는 물론 중요하지만, 그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계획과 창업자의 추진력이 더 중요하다. 따라서 투자자는 아이디어의 창의성보다는 창업자가 시장 내에서 그 아이디어를 어떻게 실현해 나갈 것인지,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를 확인하고자 한다. 투자자가 좋은 아이디어로 평가하는 기준은 단순한 신선함을 넘어선다. 투자자는 아무도 모르는 창업자 혼자만의 획기적인 아이디어도 좋지만, 앞서 설명했듯이 그 아이디어 하나만으로 온전히 성공할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 따라서, 아이디어 자체보다는 창업자가 시장 내에서 그 아이디어를 어떻게 실현해 나갈 것인지,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를 확인하고자 하며 각 단계에 대해서 꽤나 구체적이고 논리적인 설명을 원한다.




결국, 투자자들은 창업자에게 있어 아이디어의 혁신성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를 실현할 수 있는 실행력과 전략적 사고라고 생각한다. 단순한 발상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아이디어가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세심한 준비와 노력이 뒤따르는 것이 성공적인 창업의 필수 요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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