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일자리, 일자리 창출을 '넘어선' 성공을 상상합니다.
* 아래 글은 2019년 12월 정의당 광주시당에서 개최한 진보정치페스티벌의 광주형일자리 토론회에서 저자가 발표한 발제문이다.
1. 광주형일자리, 일자리의 창출을 ‘넘어선’ 성공을 상상합니다.
2. 2014년 6월 당시 윤장현 광주시장 후보의 ‘사회통합을 통한 광주형 좋은 일자리 1만 개 창출’이라는 공약을 시작으로 논의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를 시작으로 소위 ‘광주형일자리’라는 명칭이 만들어지고, 다양한 연구와 토론이 이루어졌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논의를 노사민정협의회라는 사회적 대화기구의 틀을 통해 결정했다는 점입니다.
3. 광주광역시 광주형일자리 촉진에 관한 조례는 광주형일자리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광주형일자리”란 사회적 대화에 기반한 혁신적 노사관계 및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기업 하기 좋고 일하기도 좋은 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지역사회 혁신운동을 말한다.
그리고 광주형 일자리의 의제에 대해서는 적정임금, 적정노동시간, 노사책임경영, 원하청관계개선 등의 4대 의제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4. 광주형일자리가 가치 있는 이유는 ‘일자리의 창출’이 기업의 연구개발과 투자를 통해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기존 문법의 한계가 명백함을 인식함과 동시에, 한국사회의 노동시장이 가지고 있는 이중구조의 문제, 그리고 대립적 노사관계에 대한 적확한 인식을 기반으로 대안을 도출하고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사민정이라는 사회적 대화기구를 통한 대화와 타협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 또한 주목해야 합니다.
또한 중앙에서 지방으로 수직적으로 내려진 정책적 고민과 결정방식이 아닌, 지역의 주체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모아 문제를 해결해보고자 하는, 일자리거버넌스의 선도적 모델이라는 점도 중요합니다. ‘광주형일자리’라고 하는 일자리를 잘 만들어 내는 것은 단순히 지역에서의 하나의 성공 사례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후 한국사회의 일자리 관련 거버넌스의 대단히 의미 있는 선례로 남아 확산 될 것입니다.
5. 이는 광주형일자리가 단지 ‘몇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겠다’라는 일자리의 양적 창출로만 얘기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민선 7기가 들어선 이후 광주형일자리의 가치와 원칙의 의미는 퇴색되어 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착실히 쌓아왔던 사회적대화는 뒷전이 되어버렸고, 광주형일자리는 ‘일자리의 창출’과 ‘노동권의 후퇴’의 맞교환이 되어버리고 있습니다.
6. 광주형일자리를 책임지고 설계하고 만들어가야 할 ㈜광주글로벌모터스의 임원선출과 관련해서도 공공성을 찾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당사자인 청년들의 목소리도 소거되고 있습니다.
7. 현재 광주형일자리는 지역의 혁신 일자리 모델로서의 구현이 될 것인가, 아니면 노동을 배제하고 사회연대의 고리도 끊어진 그저 그런 하청 공장으로 남을 것인가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노사민정 각 주체의 참여를 보장한 새로운 논의와 토론의 풍부함에 달려 있습니다.
8. 그렇기에 우리는 광주형 일자리의 취지와 의미에 대해, 노동을 존중하고 이 사회가 함께 연대할 수 있는 일자리로의 성공을 위한 논의를 확산하고 촉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제가 생각하는 노동존중-사회연대 광주형일자리를 위해 여기 계신 분들이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했으면 하는 주제를 가지고 왔습니다.
아래의 제안은 우리가 함께 고민해보았으면 하는 주제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첫 번째, 광주형일자리는 광주 정신 위에 만들어져야 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광주정신은 부당한 군부독재에 대한 저항을 통해 적극적 의미에서 시민이고자 했던 이들의 역사이자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오월 정신을 지금 우리가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라는 질문은 곧 ‘우리는 우리의 시민권을 어떻게 적극적으로 보호하며, 확장해 나갈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진다고 봅니다. 이는 특정한 그룹 또는 인물이 아닌 시민(또는 주인 될 권리)이라고 하는 보편적 가치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에 대한 투쟁이었습니다.
저는 노동권에 대해 다시 생각합니다. 여전히 ‘노동권’은 우리 삶에 있어 보편적 권리가 되고 있지 못합니다.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노조가 없는 사회, 노동을 억압하고 노동을 배제하는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은 그 시민권을 온전히 보장받을 수 없습니다.
87년 이후 정치영역에 있어서 민주주의적 원리·가치·규범은 제도화되어 절차적 민주화가 이루어졌다고는 하나, 이러한 민주주의의 원리와 규범은 노사관계에서 실현되지 못하고 민주주의는 공장 문 앞에서 멈춰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 사회는 노사관계에 있어 ‘노동’을 공동운영의 주체로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동 배제적인 민주주의는 87년 이후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노동조합은 단지 노동조합에 소속된 조합원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조직에 그치지 않습니다. ‘일’하는 시민들이 모여 결사체를 이루고, 작게는 기업 운영에서 크게는 산업 운영과 국가 운영에 개입하고 참여하는 조직체입니다. 하지만 노동과 노동조합을 배제해온 한국 사회는 시민권과 정치참여의 평등, 사회경제적으로 발생하는 요구와 가치들을 대표하는 다양한 결사체의 자율성을 기반으로 하는 민주사회의 기본원리와 배치되는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광주’형일자리 라는 이름이 가지고 있는 무게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노동의 권리가 보편의 권리로 어떻게 보장되게 할 것인가에 대해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노동조합의 활동을 보장해야 하며, 노동조합의 조직률을 어떻게 높일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두 번째, 광주형일자리의 노동조합은 폐쇄적인 조합주의에 대한 반성을 기초로 노동운동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야 합니다.
80년대 노동운동의 중요한 구호 중 하나는 '공장의 담을 넘자' 였습니다. 노동조합이 조합주의에 갇히지 않고, 조합원들의 노동권 신장뿐 아니라 더 넓은 사회 연대체로서 움직여야 한다는 의미에서 나온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노동 배제적인 한국 사회에서 97년 IMF위기 이후 이어진 급격한 노동의 유연화로 비정규직이 양산되기 시작했습니다. 구조조정과 정리해고가 쉬워졌고, 한국 사회의 대다수 일자리는 불안정한 일자리가 되어버렸습니다.
이 속에서 대기업 정규직을 중심으로 하는 노동운동은 사회와의 연대를 통한 만인의 한 걸음을 기획하고 고민하기보다는, 개별 기업 내 교섭을 통해 소속 노동자들의 급격한 임금 상승 및 일자리 질 향상만을 이루어 왔습니다. 성 밖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배제하면서 한국 노동시장의 이중구조화는 완성되었습니다. 한 편에서는 계속 임금이 올라가고 삶의 질이 향상되는 가운데, 다른 한 편에서는 열악한 상황에 부닥쳐진 비정규직 노동자가 끝없이 늘어가는 기이한 현상이 한 사회 내에서 벌어지게 됩니다. 강자는 계속해서 강해지고, 약자는 계속해서 약해집니다.
그렇기에 광주형일자리에 새롭게 조직될 노동조합은 조합의 이익과 함께, 어떻게 사회와 연대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실천을 해야 할 것입니다. 노동조합의 협상력과 단결력은 해고가 쉬운 비정규직을 배제함으로써 키워지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걷는 것에 달려 있습니다. 2019년 우리 시대의 노조는 달라야 합니다. 광주형일자리가 내건 사회연대 일자리 라는 구호가 다만 구호로 남지 않았으면 합니다.
또한, 광주형일자리는 기존의 기업별 노동운동에 그치지 않고 산업단지 전체를 아우르는 노동운동을 펼쳐 산단 전체에 적용되는 단체 협상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광주형일자리의 핵심 가치는 사회연대입니다. 한 기업의 일자리의 질만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광주형일자리를 둘러싼 산업 생태계 전체의 불평등과 격차에 맞서 싸움을 확대해 나가야 합니다.
세 번째, 광주형일자리는 불평등과 격차를 해소하는 일자리여야 합니다.
한국사회를 지배하고 있었던 낙수경제론은 실패했습니다. 상위 10%가 전체 부의 66%를 보유하고 있으며, 하위 50%는 전체 부의 2%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또한 1980년 전체 소득의 14%를 차지하였던 기업의 소득은 2015년 24.6%로 증가하였지만 오히려 가계소득은 72.1%에서 62%로 감소하였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말했던 것처럼 ‘기업 하기 좋은 나라’, 아니 대기업만 하기 좋은 나라의 탄생한 것입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제조업과 서비스업간의 격차, 비정규직의 양산, 정리해고의 일상화, 소득격차의 양극화가 이루어집니다. 한국사회의 경제규모는 계속해서 커지나 시민의 전반적 삶은 더 나아지지 않은 역설적인 양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불평등한 것을 어떻게 평등하게 만들것인가에 대해 이야기 해야합니다. 우리의 새로운 일자리, 광주형일자리는 이를 시대정신으로 삼아야 합니다. 비정규직, 용역, 파견의 이름은 그 이름의 의미에 맞게 사용 되어야 할 것이고, 저비용 고효율이라는 논리에서 벗어나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논리가 너무나도 많은 불평등과 격차를 만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새롭게 만들어지는 광주형일자리는 정규직 1,000명의 일자리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로부터 파생되는 청소, 경비, 식사, 통근버스 등 수많은 일자리는 어떻게 설계되어야 할 것인가 고민해야합니다.
네 번째, 광주형일자리의 4대 원칙 중 하나인 노사 책임 공동경영을 위한 노동이사제의 도입과 이를 위한 사회적 대화는 필수적입니다.
노동이사제의 도입은 일자리의 새로운 질서를 만들겠다는 광주형일자리의 선언에 매우 의미있는 진전이 될 것입니다. 노동이사제의 도입은 노동자가 기업에 고용되는 생산의 도구가 아닌 기업을 함께 운영하는 주체로 인정하는 선언입니다. 그리고 갈등적 노사관계가 ‘상생’의 노사관계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광주시 노사민정협의회는 지난 9월 광주시와 현대자동차 간 협약과 부속서에서 벗어난 주장이 제기되지 않도록 결의했습니다. 이는 앞으로 광주형일자리에 대한 새로운 상상에 대해 어떠한 토론도 하지 않겠다는 선언입니다. 거기에 더해, 아이러니하게도 노사민정 위원들은 광주시와 현대자동차 간 협약과 부속서를 공유받은 바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노사민정 협의회에서 어떤 내용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위원들에게 조차 공유되지 않고 있습니다. 과연 사회적 대화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아야 한다는 광주시의 이러한 태도가 맞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광주형일자리가 어떻게 구성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가장 활발하게 토론이 이루어져야 하는 노사민정 협의회임에도 광주시는 비밀주의의 원칙 속에서 어떻게든 사업 성과를 내기위해 급급해 하고 있습니다.
당장 이를 멈추고, 광주시가 노조, 노동자의 이해관계가 법인 안에서 경영의 주체로 반영될 수 있다는 확신을 줄 수 있는 노동이사제나 시민이사제 등의 장치를 약속해야 하며, 향후 이들의 복지를 어떻게 보장할지 적극적으로 소통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다섯 번째, 광주형일자리는 성평등한 일자리여야 합니다.
광주글로벌모터스 임원을 포함한 관리직, 생산직 등 광주형일자리를 통해 고용되는 모든 직에 있어 여성 고용 할당을 30%이상 보장할 것과 동시에 여성 친화적 공장설계가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제조업은 남성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산업입니다. 2017년 조선·철강 등 국내 주요 제조업체의 여성 고용 비율을 고용노동부 고용형태공시를 통해 분석한 결과, 기아자동차 2%, 현대자동차 4.93%, 한국GM 4.98%, 르노삼성 4.48% 등 국내 자동차 업계의 여성 비중이 5%대를 넘지 않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 경제의 중추라고 할 수 있는 제조업의 현장에는 남성만이 일할 수 있다고 하는 생각은 사회 곳곳에 뿌리 깊게 내려 있습니다. 광주 기아차 공장 생산라인에 여성이 단 1명만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반면 같은 기아차 미국 조지아 공장과 슬로바키아 공장 등에는 생산직 여성들이 다수 근무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는 자동차 제조 공정에 있어서 ‘남성’이 ‘여성’보다 더욱 적합하다는 생각에 대한 반증입니다.
국내공장들은 이렇게 낮은 여성 노동자 비율에 대해 입사 지원자 부족, 전공자 부족, 결혼 및 출산 등에 따른 경력 단절 등의 이유를 대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독 제조업에 있어 극단적으로 낮은 여성의 숫자는 위와 같은 이유로는 설명이 되지 않습니다. 이는 제조업 현장이 얼마나 여성 배제적으로 설계되어있는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역혁신과 사회연대를 표방하고 있는 광주형일자리마저 여성 배제적 일자리로 채워진다면 이는 굉장한 모순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에 광주형일자리의 문제의식에 여성친화적 경영, 여성 할당 등이 원칙적으로 함께 논의되어야 합니다.
덧붙여, 광주형일자리는 일자리가 없어 지역을 떠날 수 밖에 없는 청년들의 비애감에 대한 고민이자 대답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대답이 남성청년들에게만 향하는 대답이 되지 않기를 희망합니다.
여섯 번째, 광주형일자리는 녹색전환의 가능성을 담보해야 합니다.
광주형일자리 생산 공장이 들어서는 산업단지에는 많은 전력이 필요합니다. 기존 전력 시스템으로는 산단 밖의 발전소에서 고압 송전탑을 통해 전기를 외부에서 공급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공장에서 소비하는 에너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산단 내부에서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자체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을 제안합니다.
㈜광주글로벌모터스는 자원 관리를 통한 에너지의 절약과 향후 산단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의 전환하는 것, 기후변화 대응에 따른 탄소 배출 저감 등 각 영역에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따른 로드맵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광주형일자리의 정체성은 지속가능성입니다. 광주형일자리에 있어 공장의 지속가능성은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환경 보전과 에너지 절감의 노력을 통한 녹색전환의 공장이 되는 플랜을 필수로 담보해야 할 것입니다.
일곱 번째에서 열 번째 제안까지, 광주형일자리는 청년의 일자리가 되어야 합니다.
광주광역시의 15-34세의 광주 청년 취업자중 대략 12,000명이 제조업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청년들이 제조업에서 일하게 되는 이유는 사회안전망 과 저임금 일자리가 만연한 한국사회에서 그나마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으로 추정 하나, 2018년 광주청년유니온의 광주 제조업 종사 청년 노동실태조사 조사결과 제조업 종사 청년들의 평균임금이 2인 기준 최저생계비정도의 수준으로 강도에 대비하여 저임금 노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사업장의 규모, 노동조합, 성별, 학력 등에 따라서 임금의 수준 또한 상이 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상당수의 청년들이 이직을 고민하는 이유로 임금수준 뿐 아니라 직장문화, 인간관계 등을 꼽고 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이와 같이 청년층은 열악한 근로조건 등으로 잦은 이직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첫 직장 평균 근속기간은 15개월(`17.5월)에 불과하며, 30대 청년의 37.7%가 현재 근속기간이 3년 이하에 해당됩니다. 또한 한국사회 특유의 사회적, 문화적 조건으로 청년층은 일터에서의 인권 침해에 더욱 취약한 조건에 놓여 있습니다. 나이와 경험에 따른 권위주의와 여성 청년이 집중적으로 겪는 성차별적 문화가 고용, 근로조건 상의 열악한 상황과 맞물리면서, 일터에서의 인권침해가 집중됩니다. 더욱이 한국의 열악한 사회안전망에 조차, 청년층은 집중적으로 소외된 상태인데, 현행 사회안전망은 4인 가족, 정규직, 남성을 중심으로 구축되고 있고, 전체 이직자 중 실업급여 수급자격이 있는 청년은 20% 수준에 불과하고, 자발적 퇴사를 한 경우 실업급여를 받은 경우는 1.3%에 불과합니다.
청년들이 바라는 일터의 모습은 최근 뚜렷한 경향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 능력의 성장이 이뤄지고, 민주적인 조직 문화에서 평등한 관계, 효율적인 업무 방식을 통한 적절한 근로시간과 휴식권 보장 등 다양한 요소들을 바라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단순히 높은 임금만이 청년이 바라는 일터의 조건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또한 희망제작소에서 2016년 진행한 ‘청년의 좋은 일자리 연구’에 따르면 특정 사업장에서의 고용의 영속성이 청년이 바라는 일터의 절대적인 조건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워라벨(Work Life Balance)’이라고 불리는 일과 삶의 균형 문제나 조직문화, 개인적 전망에 이르기까지 고민하며, 노동만이 삶의 전부를 차지하는 삶을 바라고 있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청년층은 고용위협으로부터의 보호도 필요하지만, 퇴사한 후의 생활안전망을 포함한 사회적 안전망도 중요한 의미로 여기고 있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올해 11월에 있던 광주형일자리 관련 토론회에서 다음과 같은 발언이 나왔습니다.
‘광주형일자리를 만들어가는 것은 너무나도 전문적인 분야이니, 토론을 하는 것도 좋지만, 전문가들에게 맡기고 광주형일자리가 잘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켜보고 응원하는 역할을 해야한다.’
저는 이러한 태도와 말들은, ‘광주’형일자리를 다루는 이의 자세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는 길에 정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 약자와 연대하는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다양한 고민들을 나누어야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