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요리 기록 - 구월

*비건(Vegan) 요리? 육류, 유제품, 알류, 어패류 등 각종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는 요리

아침에 썰렁한 바람이 분다. 요리를 하기 괜찮은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설렌다.

ㅣ라자냐 롤

삶은 감자, 비건 치즈, 두유를 갈아 감자 크림을 만들었다. 비건 치즈가 짭짤해서 따로 간을 하지는 않았다. 감자에 전분이 있어 두유의 양을 조절하면 꾸덕하게 먹을 수 있다. 버섯류와 양파를 잘게 썰고 센 불에 달달 볶다가 물기가 날아가면 불을 끄고 트러플오일을 섞는다. 소금물에 끓인 라자냐를 반으로 자르고 그 위에 볶은 재료들을 올려 돌돌 만다. 감자 크림 위에 롤을 얹고 땡초를 뿌린다.

ㅣ순두부찌개

순두부찌개는 소주병에 담긴 참기름이면 게임 끝이다. 나의 친할머니는 성정이 유하고 고운 분이었는데, 깨농사를 지어 참기름을 만들 때는 혹여나 방앗간에서 빼돌릴까봐 지팡이를 들고 감시할 만큼 민감했다고 한다. 지금 내가 갖고 있는 참기름은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에 삼촌이 깨농사를 지어 만든 것이다. 이런 참기름이야 말로 한국인의 얼이 담긴 소울푸드다. 참기름에 마늘, 고춧가루, 땡초를 볶는다. 마늘 향이 올라오고 고춧가루가 타지 않을 만큼 볶으면 다른 재료를 부어 섞다가 간한 채수를 넣어 끓인다. 순두부는 마지막에 살짝 거드는 느낌으로 가볍게 넣는다. 먹는 동안의 열 보존을 위해 뚝배기에 옮겨 끓였다.

ㅣ김+밥+우엉조림+아보카도

우엉을 길게 썰고 참기름에 볶다가 간장, 생강청을 넣어 조린다. 아보카도도 길게 썬다. 사등분한 김밥김에 밥을 약간 얹고 우엉조림과 아보카도를 넣어 돌돌 만다. 별다른 재료가 들어간 것도 아닌데 네 가지 재료가 퍼즐처럼 딱 들어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