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설빈 Jan 29. 2024

비건 요리 기록 - 일월

*비건(Vegan) 요리? 육류, 유제품, 알류, 어패류 등 각종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는 요리


눈이 펄펄 내리는 날에 난로를 켰다. 고구마를 호일에 감싸서 난로 위에 올렸다. 털양말을 신고 마루를 누비다가 코끝에 닿는 달큰한 고구마 냄새에 기분이 들뜬다. 이 계절에만 누리는 즐거움.


ㅣ캐슈들깨미역국

캐슈넛과 미역을 물에 불린다. 냄비에 물과 불린 캐슈넛을 넣어 곱게 갈아 끓이고 연두와 국간장으로 밑간을 한다. 한 번 끓어오르면 불린 미역을 넣고 푹 끓이다가 먹기 직전에 들깨가루를 취향껏 푼다. 속을 든든하게 채우기로는 이 미역국 만한 게 없다.


ㅣ김창원 라멘

여유와 설빈 3집에 드러머로 참여한 창원이 내 생일이라고 비건 라멘을 만들어주었다. 작년에 밴드 활동으로 일본 투어를 다녀온 창원은 한동안 라멘 연구에 빠졌다고 한다. 이 요리는 타케오카라멘을 오마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레시피를 알려주어 고대로 따라 해봐야겠다 생각했지만 요리 과정에서 많은 부분이 각색되었다. 물, 양배추, 배추, 양파, 버섯, 마늘, 무로 채수를 만들었고 다시마는 조금 끓이다가 뺐다. 소스는 간장과 생강청을 섞어 만든다. 생양파를 썰고 방울토마토도 준비했다. 가지는 기름에 구워도 되고 튀겨도 맛있다. 면은 칼국수 면을 썼다. 그릇에 채수와 소스를 붓고 면, 방울토마토, 생양파, 구운 가지 순으로 올렸다. 또 먹고 싶네.


ㅣ무조림 덮밥

채수로 쓰고 남은 무를 활용한 요리. 팬에 기름을 두르고 익은 무를 약불에 노릇하게 굽는다. 무의 모든 면이 고루 구워지면 팬에 간장과 생강청을 넣고 조린다. 남은 소스가 아까워서 양배추에도 입혀주었다. 그릇에 밥을 담고 그 위에 무와 양배추를 올린다. 김과 땡초를 올려 마무리한다. 숟가락으로 무와 양배추를 푹푹 잘라 밥과 함께 먹는다.


ㅣ양배추 전

양배추와 양파를 잘게 썬다. 볼에 튀김가루, 물, 양배추와 양파, 땡초, 소금, 후추를 넣고 잘 섞어둔다. 반죽의 농도는 반죽을 숟가락으로 들어 올리면 무겁게 주르륵 흐르는 정도. 팬에 기름을 두르고 뜨거워지면 반죽을 펼치고 강불에 앞뒤로 굽는다. 접시에 전을 담고 소이마요와 김을 올려준다. 오뚜기 소이마요는 처음 먹어봤는데 일반 마요네즈보다는 되직한 편이고 산미가 더 있었다. 다음에 만든다면 미리 꺼내놓고 마요네즈를 충분히 풀어준다면 전과 더 잘 어울릴 것 같다.


ㅣ귤잼 소스로 만든 샐러드 파스타

남수가 귤잼을 줘서 샐러드 파스타를 만들어보았다. 소스는 귤잼, 레몬즙, 매실청, 간장, 올리브유를 섞어 만들었다. 파스타 면을 익히고 찬물에 헹궈 소스와 미리 버무려 놓는다. 그릇에 상추와 방울토마토를 담고 그 위에 면을 올린다. 올리브와 후추도 올리고 남은 소스를 뿌린다.


ㅣ풀무원 LIKE 런천미트

마트에 가보니 풀무원 식물성 지구식단 코너가 있었다. 꽤 여러 가지 제품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풀무원 홈페이지에 가보니 카테고리에 비건이 있어서 다른 제품들도 기회가 될 때 차근차근 사보려고 한다. 풀무원 LIKE 런천미트의 맛은 익히 알던 스팸이나 런천미트와는 다르다. 조직은 비교적 잘 부서지는 감이 있고 콩 특유의 향이 약간 나고 짭짤한 편이다. 단일하게 먹기보다는 볶음밥이나 찌개를 해 먹는다면 더 잘 어울릴 것 같다. 비건인 소비자들에게도 선택의 폭이 넓어지도록 기업에서 이런 시도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가면 좋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