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라는 환상.

by 서고독

어제는 없습니다. 과거도 없습니다.
지나간 시간은 없습니다.

우리는 매 순간, 이곳에 존재해왔을 뿐입니다.

과거는 인간의 기억이 만든 흐름입니다.
그것은 우리의 의식이 가진 특성입니다.

인간은 ‘기억할 수 있는’ 존재이기에,
지금 이 순간을 계속해서 기억하고,
그것을 ‘과거’라 정의합니다.

기억이 있기에 우리는 성장할 수 있습니다.
구분할 수 있기에, 우리는 '있음'과 '없음'을 알게 됩니다.
동시에, 그 유무를 인식함으로써
우리는 사고와 정의의 굴레에 빠지게 됩니다.

인류는 이 순간을 끝없이 통합해 왔습니다.

언어가 만든 기록들을 모아,
이 순간을 끊임없이 축적해 온 존재가 바로 인간입니다.

축적은 인간의 능력이자, 동시에 인간의 불행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지금, 나는 그 축적 위에
나의 생각을 더하고 있습니다.

내가 인간이라는 존재에 빠져 있기 때문에 시간이 있다고 해석할 뿐, 그 ‘속’에서 나를 바라보면 시간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 순간은 그대로 머물러 있을 뿐입니다.

다만, 그것을 기억하고 축적할 수 있는 ‘나’가
그렇게 해석하고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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