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를 느끼는 시대가 곧 온다.

by 서고독

풍요가 넘쳐 흐릅니다.

한때, 인간은 배고프고 춥고 부족했습니다.

결핍이 있었기에, 우리는 그 부족을 채우며 삶을 살았습니다.

명확히 보이는 결핍이 있었기에, 삶은 오히려 명료하고 단순했습니다.

정신은 육체, 즉 ‘생명’에 집중했습니다.

그 집중 속에서 삶은 분명히 ‘의미’를 가졌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생명’에 집중할 때,

‘나’에게 집중한 이들이 세상을 바꾸었습니다.

이제는 기본적인 것이 부족한 시대가 지나갔습니다.

‘생명’은 어느 정도 보존되었고,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하면 더 풍요로워질 수 있을까를 고민합니다.

배가 고플 땐, 배만 채우면 되었습니다.

그것으로 충분했습니다.

그러나 ‘풍요’에는 끝이 없습니다.

‘생명’의 안정은 ‘풍요’의 가속화를 낳았고,

우리는 정보와 지식이 무한히 넘치는 세계에 머물고 있습니다.

인간의 무한한 가능성은

결국 끝없는 풍요를 낳았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넘침 속에서

끊임없이 무언가를 쫓는 존재가 되어버렸습니다.

정보와 지식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자유 속에서,

정치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각자의 생각과 의견을 서슴없이 표현할 수 있는

참으로 ‘풍요로운’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너무 살기 좋기에, 우리는 고통받습니다.

너무 풍요롭기에, 우리는 만족하지 못합니다.

풍요에는 끝이 없기 때문입니다.

과거에는 부족해서 고통받았다면,

이제는 넘쳐서 고통받습니다.

예전엔 “살 수 있을까”가 문제였다면,

이제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가 문제입니다.

그러나 ‘어떻게’라는 삶의 의미는 쫓아선 알 수 없습니다.

돈이 많다고 해서 무한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운동에도 무한함이 있고, 요리에도, 글쓰기에도

인간의 표현과 창조에도 무한함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무한함 속에서 오직 돈만을 쫓으며

그것이 곧 무한을 소유하는 길이라 믿습니다.

이제 우리는 고통스러운 ‘무한한 자유’ 위에 서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훨씬 더 자유로워질 것입니다.

우리 인간은 더 이상 단순히 ‘생명’을 유지하는 존재가 아니라,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하는 존재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모두가 '나'에 집중해 나의 존재를 느껴야 하는 시대입니다.


나의 무한함을 알며, 무한히 머물러야할 것입니다.

무한한 세상 속에서,

자신의 무한함을 이해하고 알아가는 시대

그 시대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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