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유한한 내가 이곳의 중심이다.

by 서고독

무한함을 생각하면, 나는 한없이 작아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하는 그 순간에도 ‘나’라는 유한함이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무한함을 쫓다 보면 결국 ‘나’가 사라질 위험이 있습니다.

그러나 무한함을 바라보는 중심에는 언제나 ‘나’라는 유한함이 있습니다.

우리의 삶은 유한한 내가 무한함을 탐구하는 과정이며, 그 둘의 균형이 곧 우리의 인생입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유한한 나의 욕구와 생각 속에서 끊임없이 유한한 선택을 해야만 합니다.

그러나 그 유한함에 빠지지 않고, 사고를 돌아보며 깨어 있을 수 있어야 합니다.

유한하게 선택하지 못한 채 무한히 머물렀다면, 우리는 지금처럼 인간으로 살아남지 못했을 것입니다.

우리에게 유한함이 있기에 기억하고, 축적하며, 사고하고, 판단할 수 있었습니다.

사과의 무한한 색을 보편적인 ‘빨간색’으로 범주화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무한함 속에서 방황하며 아무것도 선택하지 못할 것입니다.

유한함이 없다면, 언어도법도, 구분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유한한 구분이 없었다면, 우리의 뇌 또한 구조적으로 성장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유한함과 무한함은 모두 소중한 인간의 능력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정작 이 두 구조의 본질에 대해 너무도 무지합니다.

무한함과 유한함을 이해하고, 그 ‘양면’의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것이 곧 ‘삶’으로 표현됩니다.

양면을 이해하는 것은 곧 ‘나’를 이해하는 것이며, 삶을 이해하는 길입니다.

무엇보다도, ‘나’라는 유한함이 있기에 내가 그 무한함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언제나 그 중심은 ‘나’라는 존재임을 잊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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