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날 어디론가 데려가 주길 원했었다.
매번 가야 할 곳을 바라봤지만, 그곳은 매번 ‘끝’이 보이지 않았다.
끝이 보이지 않았기에 더욱 깊히 중독되었다.
술을 마시면 ‘끝없는 끝’을 기대하게 되었고, 나의 몸의 한계치가 마무리라 믿었었다.
몸의 신호가 나의 의지라 믿었지만, 그건 나의 의지가 아니라 나의 의지가 주인인 술에 기대어 받은 통첩 같은 것이었다.
나에게 보상을 주는 술이란 주인을 언제 어디서든 받들었다.
주인은 나에게 즉각적이며 끝없는 자유와 쾌락을 주었고, 난 그를 받들었다.
이제 그 주도권을 되찾으려 한다.
나의 주도권을 넘겨준 것도 내 자신이지만, 내가 스스로 넘겨줬기에 그것을 꿰뚫어 보기 어려웠지만,
고통과 공허가 가까운 결핍을 알려주었다.
즉각적이며 또 끝이 없다는 것은 언제나 큰 중독이자 결핍이 되기 쉽다.
우린 그것을 자유라 믿지만, 그것에 해방되어 종속되지 않은 주인의 삶이 진정한 자유다.
뭐 하나 이거 가져도 되지 않냐 싶지만, 하나를 생각하는 그 자체부터 이미 많은 것에 휩싸인 당신일 것이다.